토요일을 어찌어찌 보내고 황금같은 일요일... 오후 3시에 일어난 나는, 오늘을 어떻게 하면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우연히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다가 밖에 비가 안 오는것을 인식. 밖에 나가기로 했다.
일단 예상 코스는 성산대교 북단을 지나서 양화대교에 이르는 [인간이 바글거리는] 코스(언니들 구경하려고) 였는데, 막상 정처없이 운전하다 보니깐 월드컵 공원인 거였다.
 본인은 하늘공원을 이전에 한번도 올라본적이 없는데, 혼자 하늘공원에 가보려고 몇 번 이나 하늘계단에 이르렀지만, 그 커플들의 물결을 보고 도저히 혼자 오를 엄두를 내지 못했던 거였다.
 뭐, 사실 좀 덥고. 약간 맛도 간 생태였기 때문에 무사히 하늘 계단에 발을 올릴 수 있지 않았을까 회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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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기억으로는 이게 291계단이였던거 같은데, 궁금하신분은 검색해 보시라.

하늘계단을 오르는 동안 역시나 많은 커플들을 마주쳤는데, 뭐 별수 있나.. 솔로인 내가 다정스레 나란히 걷는 그네들을 위해 길을 양보할 수밖에.
그래도 그렇게 좌절스럽지 않았던 것은, 생각보다 가족 단위로 찾아온 사람들이 많았다는건데... 아... 더 우울하군. 이나이에 혼자 오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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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날아간' 사진이다. 보기에 눈이 부셔서 제대로 못봤는데 사진에서 날아가줬으니 얼마나 사실적이고 좋은가.

하늘공원 위에는 사진처럼 풀밭 천지였다. 하긴... 쓰레기더미 위에 심기에 풀만큼 부담이 적은 식물이 어디 있었겠는가. 하늘공원 곳곳의 가스관과 지표침하도측정장치들을 보자면, 여기가 그 '난지도' 였다는 것이 다시 생각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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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닥의 멋진 패턴들. 난 미쳤는지 이런 패턴들이 좋다. 몬드리안이 그랬다고 한다.

랩소디폰으로 사진들을 찍으면서  화질에 안타까운 마음도 있었지만, 이 찜통더위에 D40을 들고 올라왔다면 땀 한 두어 방울 더 흘리는것으로는 모자랐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뭐, 생각보다 여름인데도 나처럼 혼자 올라와서 궁상떠는 '남성'이 몇 있었어. 불쌍한지고. ㅉ 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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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공원 순환도로?

하늘공원은 일단 입구로 들어가면 갈림길이 나와서 전체를 빙~ 둘러서 이렇게 흙길이 있다. 관리용 차량들이 다닐 수 있는 그런 길이지. 이 길 밖으로해서 관목이 좀 심어져 있고, 그 밖으로 또 산책로가 있는데 중간 중간에 벤치도 있어서 들어가서 짱박히긴 짱일것 같다.(봄이나 가을에 사랑하는 그대와 뽀뽀하면 딱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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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공원 입구?에 있는 작은 화단과 표지석. 화단을 좀 잘 찍어서 미니어쳐 찍은것 처럼 해보면 좋았을걸.

나머지 하늘공원 가운데 부분에는 주로 풀(억세풀?)이 많이 있고, 사이사이로 오솔길이 나 있으며, 한강 방향으로는 풍력 발전기 너댓대가 세워져 있었다. 작년 여름에 제주도에가서 봤던 풍력발전기들의 박력에는 한참 모자란 녀석들이였는데, 쓰레기 더미 위에 제주도의 그런 풍력발전기를 올렸다가는 걍 고꾸라지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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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려오는 길(아스팔트길) 에서 찍은 하늘

내려오는길은 하늘계단(하늘계단에 진입로 라고 써 있었으므로 나는 출구로 나가기로 했다.)을 택하지 않고 아스팔트길을 그대로 따라서 내려갔다. 아스팔트길은 월드컵공원 방면과 ??공원 방면 두 방향이 있었는데, 내 자전거가 하늘계단 아래에 있었으므로 그리고 그늘이 날 기다리고 있었으므로 월드컵공원 방향의 길을 택했다.
길은 꽤 그럴듯한 경사가 있어서, 뛰다가 아스팔트에 자빠지지만 않는다면 운동하기에 좋을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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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멋진 내리막길.

자전거를 끌고 하늘공원까지 올라와서 노브레이킹으로 아래까지 내려올수 있을까 생각해 봤는데, 죽고싶으면 그래보는것도 좋을듯 하다. 중간에 길가에 벤치도 있어서, 자전거타고 내려가다가 뒷사람한테 '응~ 그래.' 하면서  손흔들다가 쳐박기 딱 좋게 생겼다.

뭐... 결론은 가을이 젤 좋고, 봄이 좋고, 그리고 올때는 여친하고 와서 손 꼭 붙잡고 걷다가 짱박히는게 하늘공원의 스토리 라는것.



 


 
Posted by g1100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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