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12월23일 정동진 해돋이 -글작성 2009년1월3일

회사에서 여름에 체력단련휴가가 5일이 나오는데, 왠만한 강심장이 아닌 이상(승진을 포기) 3일만 쓰고 나머지는 다른 때에 슬~쩍 능력것 낑겨서 써야 하는 분위기.
따라서 본인은 올해가가기전에 23 24일에 걸쳐서 휴가를 냈다. 25일까지 연속 3일 휴일!!!
그래서, 휴가기간에 뭘 했느냐고?

정동진에 가기로 했지.

왜 하필 정동진이냐. 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아는 동생이(아쉽구려) 혼자만의 여행을 가보라고 명령했슴. 나는 특별한 계획이 없었던 지라, 복종 할 수 밖에 없었슴 ㅜ.ㅡ

22일 회사를 마치자마자, 회사의 어르신들(내 인사권을 쥐고 있는)한테 '휴가 댕겨오겠습니다.' 인사드리고(내가 미쳤지. 휴가 다 짤린 사람들한테 가서 그런 테러를 저지르다니. 맨날 그런 식으로 살면서도 아직 안 잘리고 있는 내가 용하다.) 사무실로 돌아와서 대충 야근하는 동료들하고 농담 따먹기 하다가... 청량리로 출발!!
12월22일 청량리역 g11000011

월요일 저녁의 청량리역은 이렇게 한가하다. 무려 정동진행 열차는 10시 40분에 출발하는데 9시 17분에 도착해버림.좌석은 2호차 63석.


종각 지하철역에 도착할 무렵 이미 눈이 몇몇 떨어지고 있었고, 지하 청량리역에서 나오다가 보니깐 제법 눈이 오는것 같아 보였슴.
정동진행 무궁화호는 20500원.
낮에 뉴스에서 영동지역에 엄청난 눈이 왔다는 것을 보고 은근히 기대.(뭘 기대했냐고? 폭설로 인한 열차 고립사태 같은거. 얼마나 기념적인 이벤트냐. 혼.자.서. 쩝...)

국수역 표시~~ g11000011

개통은 29일 인데, 표지판에는 이미 표시돼 있는 국수역!!


열차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해서 청량리역에서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국수역 개통에 대한 껀수가 없을까 헤메다가 역사 밖에 나가서 눈 날리는걸 구경하다가를 몇차례 반복하다 보니깐 어느덧 10시 30분. 정동진행 무궁화호로 Go~

용문역을 지나며. g11000011

용문역을 기차타고 지나는 것은 지난 사촌동생이 안동에서 결혼할때 이후로 두번째인듯. 23일 0시02분.


내 좌석의 위치는 진행방향을 바라볼때 왼쪽 창가였는데, 중앙선 정류장들이 죄 오른쪽에 있더라고. 그래서 눈오는데서 환장해 하는 커플들을 보지 않을 수 있었어.... 커흠.. 그게 아니라 사진을 좀 찍으려면 어느정도 이상 밝은 대상이 필요한데, 왼쪽창밖은 죄 어둡더라고. 그래서 찍은게 고작 용문역 간판 같은거.

평일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얼마 없더라고. 원주역 지나니깐 빈자리가 막 생기기 시작했어. 어린 시절에 원주역까지 기차타고 가서는 할아버지댁에 놀러갈때가 재밌었던거 같은데... 머리가 굵어지면서, 어른들 사이에 있는 그 보이지 않는 벽이 나에게도 느껴졌어. 난 더이상 그들을 만나는게 즐겁지 않게 된거지. 전쟁, 고아, 저들만의 삶, 아버지의 삶.... 아들의 일, 내가 해야 하는 것들.

낮기차였다면, 원주역을 지나서 제천역에 도착할 때까지 바깥풍광이 그럴듯 했을 텐데, 밤기차에 아무것도 안보여서야... 그냥 졸다가 깨다가를 반복할 뿐. 제천역에 도착하니깐 그때 생각이 나더라, 10년하고 몇개월 전에 신교대에서 경찰로 팔려가서 충주 경찰학교를 가던 그때도 추운 겨울이었는데... 청평-청량리-제천-충주 로 기차를 타고 이동했더랬지. 그땐 군대가 그렇게 무섭고 두려운 곳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막상 가본 그곳은 지옥 같았어. 미친놈들, 미친척 하는 놈들, 미쳐가는 놈들, 정상으로 남으려고 하다가 미친놈이라고 불리는 놈들. 시팔 군대. 좆같은 대한민국.

열차는 제천에서 10분정도 기다리다가, 영동선인지 태백선인지를 타기 시작했지. 알고보니까 코레일에서 열차노선을 슬쩍 바꿨더라고(가... 아니라, 바꾼지 좀 됐지) 정선에 있는 강원랜드 카지노쪽을 지날때 창밖에 보이는 것은 카지노. 모텔. 모텔... 여관... 호텔... 카지노... 전당포. 전당포. 어디선가 카지노에서 실컷 놀다가 탄 것으로 보이는 무리들이 열차에 올라탔는데, 지자리도 아닌데, 내 앞에 앉아서 의사를 있는데로 뒤로 눕히고 앞좌석은 자기쪽으로 돌리고 발을 올리고 쳐 자는거야. 씹새끼.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수준에 대해서 이미 대선과 총선을 거치면서 적잖이 실망을 한 나였지만, 막 욕이 나오려고 하더라고. 어쨌든, 시간이 날 해방시켜줬어. 놈들은 동해인지어디인지에서 내리더라고.

아, 그거 스위치백. 그래, 그걸 경험해 봤지. ㅎㅎ 스위치백이 뭐냐고?
다음은 위키백과의 설명 되겠습니다.


그러니깐, 이거 얼마 안있으면 없어진다는거. 내 흐릿한 기억 속에(내 어릴적 기억력은 초 강력 울트라 메모리라서, 아직도 떠오르는 것들이 꽤 되는듯.)

어렸을 적에도 스위치백을 경험했던 적이 있었던거 같은데, 그게 언제였는지 알수가 없슴. 몇달 전에 부모님한테 전화로 여쭤봤었는데, 그런 기억이 없다고 하실뿐. 전생의 기억인가? 내 전생은 예전에 꿈속에서 본적이 있었는데, 어느 부자집(양반집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에 시집와서 시어머니한테 구박받는 여자였는데?

정동진역에 내리자마자 g11000011

정동진역에 내려서 찍은 첫 사진. 정동진에서 사람들이 꽤 많이 내렸는데, 이사람들이 멀쩡한 눈밭은 최대한 밟지 않으려고 쑈를 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가증스러워 보였... 23일05시06분


나는 열차가 폭설로 강원도 산속 어디에선가 고립되기를 바랬는데, 신께서 나한테 그런 멋진 선물을 준비하시진 않으신듯.
이봐, 내 크리스마스 선물. 내 크리스마스 선물!!! 난 11살때부터 그걸 포기했단 말이야. 이제 다시 한개 정도 줄때가 되지 않았나?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새하얗게 쌓인 눈들. 그리고 하늘 위의 별들. 그리고 들려오는 파도소리. 아아~~ 계속해서 들려오는 파도소리. 떠오르는 해는 어디에서도 볼 수 있지만(바다위로는 아니겠지만) 정동진역에 내려서 경험한 파도소리는 잊혀지지 않을것 같았다.

정동진역 강릉으로 떠나가는 열차 g11000011

저기봐, 나처럼 사진질 하는 사람이 두명이나 더 보이네!! 23일05시07분


사진 왼쪽에 목발 짚은 아저씨가 보이는가?
그 아저씨는 무슨 사연이 있는것 같았는데, 어떤 다른 아저씨랑 둘이서 왔더라고. 난 '아저씨들 둘이서 왠일일까' 생각했었지. 몸 불편한 사람이 정동진역에 오는 것도 특이해 보였고 말이지. 다들 커플에 친구들에 쌍쌍질인데, 뭐 나처럼 혼자온 사람들도 둘셋 보이긴 했었어.

나중에 의도하지 않았지만 듣게 된 바로는, 목발 짚은 아저씨가 불의의 일을 당해서 다리 불구가 된건데, 좌절해서 시간을 보내는게 딱했는지, 다른 아저씨가 정동진의 해를 보여주려고 데리고 오신것 같았어. 목발짚은 아저씨가 막 해가 떠오를때쯤 길에서 미끌어져서 넘어졌었거든. 그때 하는 얘기를 듣게 됐었지.

나는 정동진에 왜 갔다가 온걸까? 음... 그래, 명령에 복종하기 위해서 그런 거였지.
갔다와서는 네이트온 로그인시 뜨는 네이버 뉴스에 '남자는 여자에게 잘보이기 위해서 위험을 불사한다' 라는 등의 제목을 단 기사가 있어서 봤더니만, 여자한테서 성적인 보상을 얻을수 있을것 같은 경우에 한해서만 남자는 위험을 무릎쓴다라고 하던데, 이뻐도 보상이 없을것 같으면 안 그러고, 좀 덜 이뻐도 보상이 있을것 같으면 적극적이 된다는거지. 난 무얼 바라고 명령에 복종하는 걸까? 내 32년에 걸친 마법적 능력?을 없애 주기를 바라는 걸까?

정동진역 역명판 g11000011

아.. 춥다 추워. 밖에서 사진 몇 컷 찍다보니깐 너무 추워서 밖에 있기 힘들었슴.


정동진역에 내린 사람들은 한.. 30명~38명쯤? 이사람들이 첨에는 다들 역사 내에 있더니만, 하나둘씩 근처로 흩어지기 시작하더라. 역 앞에는 삐끼 할매 대여섯분들이 계속해서 오가는 사람들 한테 좋은방 있다고 쉬다가 해돋이 보라고 하고 계셨고... 난 들어가서 슥~ 혼자온 사람이 나외에 또 없나 둘러봤는데, 두어명? 정도 있는것 같았어. 대합실내의 사람들중에 삼분의 일은 커플이고, 나머지는 방학을 맞아서 대학생들이 친구들끼리 온듯. 난 대학생때 방학때면 언제나 기숙사방에서 죽치고 게임을 하고 있었던거 같은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의 우울한 대학시절이 너무나 아쉽지. 지금도 자취방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편인거 같으니까 더욱 노력을 해야겠어.

내게 다른 명령을 하달해 달라고!!

역사 밖에서 눈내린 배경을 찰칵

저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파도소리. 따스한 조명아래 쌓인 눈.

대합실에 제대로 자리 잡은 사람들을 뒤로하고 밖으로 나왔는데, 똑같은 할머니한테 방 잡으라는 얘기를 세번쯤 듣고 나니깐, 더이상 나한테 말을 안 거시더라고 ^^
다음은 5시부터 7시 반 까지 찍은 사진들.

가로등과 눈덮인 소나무 g11000011

시골틱한 정동진. 그냥 역앞에 카페, 음식점, 모텔, 민박집 이런거 쬐금 있고 그외에는 그냥 시골이었어.



바닷가로 통하는 길 g11000011

여기를 통해서 바닷가로 나가서 해돋이를 보는 건데, 바닥이 완전히 얼어서 아무도 없는데 내려가다가 넘어졌다간 혼자서 쓸쓸히ㅜㅜ 죽어버릴까봐 차마 밖에 나가볼 용기가 나질 않았슴.



정동진역 버스정류장 g11000011

그러니깐 111 112 113죄 좀스러운 번호들. 이런 것들이 강릉까지 가는 시내버스편이라는 거지. 정동진 오기전에 입수한 정보로는 얘들 버스가 이짝이 종점 반환지점이라서 빈자리가 많다고.


정동진역 버스정류장 g11000011

눈내린 버스정류장. 나처럼 외롭게 사람을 기다리는구나. 어? 갑자기 의문이 드는데, 내가 사람들하고 안 친한 걸까 사람들이 나하고 안 친한 걸까? 실험을 해볼까?


정동진 사진 g11000011

경운기가 이렇게도 앙증맞게!! 그다지 쓸말이 생각나질 않는다. 그냥 추웠고 사진을 찍고 싶었고. 여기 위쪽에 대피소가 있는데, 눈이 많이와서 폐쇄됐다고 했다. 아니 눈와서 폐쇄되는 대피소가 어떻게 대피소냐고?



다가오는 일출시간 g11000011

슬슬 해돋이 예정시간인 7시 반이 다가오고 있슴. 사실 이미 해는 떠올랐을지도 모르는데, 구름이 해를 가리고 있어서 저렇게 보이는 거였는지... 전날-22일- 보다는 구름이 없어서 그나마 좀 나았다는 동네 아주머니의 얘기.



정동진역명판 초승달

20일이 동지였으니깐 23일 새벽에 보이는 저 달은 삭에서 점점 차오르는 달이겠지?



강릉발 무궁화 열차 g11000011

저짝의 아자씨는 날 찍고 있는 걸까?



여명을 향해 달린다. g11000011

여명을 향해 달린다. 쓸 얘기가 없다. 내가 마지막으로 동지 팥죽을 먹은 때가 언제더라? 내가 그런 대접을 받아 본지가 언제쩍이더라?



메리 크리스마스 g11000011

메리크리스마스!! 24일은 크리스마스 이브, 25일은 크리스마스.


동쪽하늘이 서서히 밝아오고,
사람들은 삼삼오오 해맞이를 하러 바닷가로 향하고,
크리스마스 트리는 아름답게 반짝이고,
난 이번 크리스마스도 한편의 추억도 없이 지내버릴 참이고.

해가 떠오르기를 기다리면서 정동진역을 슥~ 담아 봤어.



정동진역에 역무원으로 있으면 일할 보람이 느껴질것 같아보였슴. 사람들이 이렇게도 많이 오가는데, 저마다의 기억을 만들려고 오가는데, 그만큼 역무원도 기억에 남을 가능성이 많아지지 않겠어?
부럽기도 하고... 여러 가지 감정들이 떠오르고 그랬어.

기다리던 일출의 순간

겨울이라서 저짝에서 해가 뜨는듯. 여름이라면 완전히 바닷쪽에서 뜨는 해를 볼수 있을거 같은데..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간. 해는 떠오르고... 계속 걱정했던 만세를 외치는 사람은 없었어.
내가 한번 외쳐보고 싶었지만 꾹 참았어.

다음 동영상은 해떠오르는 장면



다음에는 여름에 한번 와보고 싶고... 그때는 누군가와 함께였으면 좋겠네.


개념사진 g11000011

나는 왠지 해를 역광으로 찍으면 멋있어 보이는거 같어.

떠오른 해를 뒤로하고 정동진역을 떠나기전에 한컷 찍었는데, 생각보다 잘 나온듯. 윈도우 배경화면으로 ㄱ ㄱ~
저기 보이는 저 배는 대체가 어떻게 저 산위에 올라가게 된 것일까?
다음에 저기에도 한번 가봤으면 좋겠는데... 아마도 저기서 뭔가를 한다면 그게 무엇이든 비용이 많이 들겠지?

난 더이상의 미련 없이 강릉을 향해서 떠났어.
음.. 그러니깐, 먼저 봐둔 정류장에 가서는 정류장 옆에 편의점에서 베지밀을 한 병 사마시면서, 점원한테 물어본 거지 '강릉가는 버스가 얼마나 자주 와요?' 점원님曰, '금방 와요.'
그렇다. 이미 편의점에는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세명의 학생들이 뭔가를 먹으면서 추위를 피하고 있었어. 시골틱해 보이는 녀석들 ^^
베지밀 뚜껑을 따고 한 모금 마시려는 순간, 버스가 도착했다.

강릉행시내버스 g11000011

정동진에서 강릉으로 가는 시내버스 23일08시10분~15분사이.

내린 눈 때문에 바닥이 장난이 아니었는데도 버스기사 아저씨는 별것 아니라는 듯이 운전을 했어. 난 이게 미끌어져서 바다로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하면서 콩닥 콩닥... 은 아니겠지만 하여튼 걱정이 좀 됐어.
아, 버스 요금은 깔끔하게 1100원.
마침 베지밀이 8백원이었나? 그래서 생긴 천원짜리 한개와 백원짜리 한개로 해결~

이게 아침에 있는 거의 첫 버스인지 어떤지는 모르겠고, 거의 버스를 이용하는 대상이 학생들이었는데, 초등학생들부터 강릉까지 가는 고등학생들까지 다양한 학생들이 버스를 타는데, 서로 다들 아는거야.
내가 회사출근하면서 매일 보는 중학생/고등학생 들하고는 또 많이 다르더라.
순박하고 꾸밈없는 아이들의 모습이 꽤나 보기 좋았어. 나도 어릴때는 저런 모습이었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지.

잠깐 조는 사이에 버스가 강릉시에 들어와 있더라고.
보니깐 승객들이 거의 다 내리고 없었어.
창밖으로 눈을 치우는 대형 덤프트럭에 포크레인에 불도저까지 다양한 제설 장비들의 활약을 잠깐 보다가, 기사아저씨한테 이거 강릉터미널 얼마나 가야해요? 했더니, 이거는 강릉터미널 안가고, 좀전에 지나쳐온 저짝 골목을 들어가서 동부시장 앞에서 버스를 타면 된다고 해서 부랴부랴 내려서 동부시장까지 걸어감.

강릉 동부시장 g11000011

여기 앞에서 버스를 놓치는 바람에 20분 넘게 기다림. 23일 09시09분


강릉 동부시장. 이게 춘천의 명동 상가 처럼 강릉지역의 대표적인 재래상가인것 같았어. 저기 컴컴한 문으로 들어가면 각종 상가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고, 사람들을 마치 길을 다니는 것처럼 다니면서 물건들을 고르고.. 뭐 그런거.
저기를 보면서 사진을 한 컷 찍고 뒤를 돌아봤는데 버스가 왔다가 떠나는게 보였어. 거기서 내린 사람을 붙잡고 강릉터미널 가려고 하는데 어떤걸 타야해요? 하고 물어봤더니, 방금 떠난 그차라고 하더군. 덕분에 추위에 떨면서 20여분이 넘게 다음 버스를 기다려야 했네.

102번 버스? 를 타고 강릉버스터미널로 가는 중간에, 나를 정동진으로 보낸 작자로부터 전화가 왔어.
'오늘 저녁에 신촌에서 모임이 있는데 오지 않겠느냐' 라고.
기다리면 명령이 떨어졌군.
물론 나는 가겠노라고 하고, 만약에 안될거 같거나 다른일 있거나 하면 연락을 주겠다고 했지.

원래 계획이 정동진-강릉-속초-양평에 갔다가 다음날 용문산에 올라서 카메라로 인천항을 찍는거였는데, 그냥 양평에는 들러서, 샤워나 하고 바로 서울로 가기로 일정을 급 변경!!

102번 버스 이용 요금도 1100원.

강릉버스 터미널 g11000011

지금 찍은 쪽이 시외버스 터미널, 건너편에 있는 쪽이 고속버스 터미널. 터미널을 같이 모아 놓으니 얼마나 좋아.

강릉터미날에 도착. 이날 강릉에는 눈이 50센티가 내렸다나? 하여튼 눈은 저따위로 쌓였고, 길에 내린 눈을 길가로 밀어내놔서 당연히 길가에는 1미터씩 되는 눈이 쌓여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래도 차들이 잘 다니더라고. ^^

강릉에는 뭐가 있어서 인구가 그렇게 많을까 생각을 해봤었는데, 딱히 떠오르는게 없네. 그냥 지방 거점도시인듯. 사회나 지리는 내가 좋아하는 과목들 이었는데도 뭔 기억 나는게 없구먼.

강릉터미널에서 양평가는 버스가 있는지 물어봤는데, 한시간 반을 기다리면 양평가는 버스가 있다고 했어. 난 속초에 갈 생각도 있었고, 그시간이면 속초까지 간 다음 양평행 버스를 타면 될거라고 생각해서 원래 계획대로 속초로 가기로 했슴.
강릉터미널에서 20분쯤 기다려서 속초행 시외버스를 타고 속초로 이동. 버스비 7100원.


속초 버스터미널 g11000011

양평가는 버스가 있다는 그곳.


속초 터미널에 도착했는데, 물어봤더니, 양평가는 버스가 1시간 40분 후에 있다고. OTL.
어쨌거나 대합실에서 뉴스보고, 터미널 직원들 눈치우는거 구경하고 하면서 1시간 40분을 버틴후에 버스에 탑승.
속초-양평 버스비 18400원

아놔, 근데 이버스 속초-홍천-양평-동서울 이 아니라, 속초-낙산-양양-한계령-원통-인제-홍천-동서울 버스였슴. 눈때문에 속초시를 빠져나가는데만 무려 한시간 반이 걸리더니, 이상하다.. 이상하다.. 싶었는데, 한계령을 타기 시작하면서 나는 정신줄을 놔 버림.
원통과 인제에서 한장씩 사진을 찍고 홍천에 왔는데, 양평에 들렀다가 신촌에 가기에 시간이 너무 부족한듯하여 기사아저씨한테 얘기해서 양평-동서울구간요금 결제 4700원.

어제밤에는 양평을 기차타고 지나치고, 오늘은 양평을 버스타고 지나치고~ ^^
동서울 터미널에 도착하니, 17시09분. 신촌에서 약속시간은 19시. 연희동 집에 갔다가 신촌에 나가려면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되겠네.
양양 시외버스 터미널 g11000011

양양 시외버스터미널 군인들만 잔뜩 보였다. 13시 30분.


원통 시외버스 터미널 g11000011

원통 시외버스 터미널 도착. 군인과 학생들 몇이 탑승. 14시30분


홍천시외버스터미널 g11000011

홍천 시외버스터미널 여기에서 15분간 정차. 15시45분 출발.


동서울 버스터미널 도착 g11000011

뭔가 그럴듯한걸 찍어야 했겠지만, 이미 주위도 어둡고 또 차에서 얼른 내려서 지하철을 타러가야 했으므로 대충 시간인증을 위해 찰칵. 17시09분.

Posted by g1100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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