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24일 나홀로 용문산 - 백운봉 등산
blah 2009. 1. 24. 15:01 |그 산에 오르다.
어려서부터 계속 보아오던 그 산에 올랐다.
집나오면 보이던 그 크고 높은 산.
언제나 어디서나 볼수 있었던 그 산.
항장 그자리에서 나를 내려다보던 그 산.
백운봉에 올랐다.
그곳에 오르면 어떤것이 보일까.
내가 사는 이 땅이 얼마나 작아보일까.
나는 얼마나 작은 존재인가.
24일 아침 7시 49분. 밤사이 눈이내렸다. 낮에도 눈이 내린다는 기상 예보가 있었다.
집 베란다 밖으로 보이는 양근대교. 남한강이 얼어서, 얼음위에 눈이 쌓였다.
양평터미널 - 용문사 관광지 직행 버스표. 사실, 교통카드로 찍으면 된다. 그러면 돈도 절약되는데, 뭐 대신 이런걸 찍을 수 있잖아? 양평터미널에서 9시19분
용문산 군민관광지 화장실. 지난 여름에도 느낀 거지만, 깔끔하게 잘 만들어 놨다.
용문사로 들어가는 입구. 오른쪽으로는 음식점들, 왼쪽 아래로는 주차장이 있다. 주차장에 차가 한대도 없었다. 10시10
10시 10분쯤 매표소를 지나는데 확성기에서 어디가세요~ 하는 소리가 들려서 가봤더니, 표를 끊어야 한댄다.
'양평사는데 표를 끊어야 해요?' 했더니, 신분증을 보여달란다. 신분증을 두고 왔다고 했더니, 양평 어디사는지 물어본다. sk뷰 아파트에 산다고 했더니, 그냥 올라가란다. 담부터는 신분증 가져와주세요. 라고 하시면서.
벌써 벛꽃이 때를 기다리지 못하고 싹을 틔우려 하고 있다.
새로 정비된 등산 안내도. 지난 여름에 왔을때보다 훨씬 알아보기 좋게 바뀌어 있었다.
군민 관광지에서 용문사 올라가는 입구. 사찰 이름과 어울리는 그럴싸한 입구^^ 10시18분
기념품 판매점. 내가 살만한 것들은 없어보였다. 직원들인지 가족들인지 :) 나와서 길을 쓸고 있었다. 참고로 용문사 올라가는 도로는 공사중.
오래도 사셨다는 은행나무옹. 과거에 저기 위에 전깃줄 때문에 한참 얘기가 많았었지.
9월에 용문산에 처음 오를때 그랬던 것처럼, 은행나무옹을 한컷 찍어드리고 등산로 코스를 향했다. 밤새 내린 눈이 소복이 쌓여 있었고, 눈발이 가늘게 날리고 있었다.
은행나무를 지나서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자 이런 친절한 안내판이 나를 반겨준다. 눈에 팍팍 들어오는 노랑과 검정 거기에 붉은색으로 강조까지 ^^
지난 여름에 보지 못한 또 하나. 이정표가 새로 만들어져 있었다. 식별하기도 편하고, 긴급상황시 위치 정보로도 이용될수 있을듯. gps좌표도 표시해주면 더 좋을텐데. 10시40분
정말 깔끔하게 정리를 해놨다. 용문산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듯.
산행지도 따위 하나 가지고 있지 않은 나는, 먼저 지난 사람들의 발자국을 따라 올라가기로 했다. 첫 갈림길에서 선택한 길은 마당바위길. 분명히 누군가의 미니홈피에서 마당바위를 본적이 있는데, 올라가는 동안 마당바위가 보이지 않았다. 왠지 중간에서 능선으로 올라가는 샛길을 타게 된것 같았다. 그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이 매우 미끄럽고 경사가 심해서, 십수 발자국을 옮긴 후에, 챙겨왔던 아이젠을 끼웠다.
마당바위쪽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난 이번에야 용각바위라는게 있다는 것을 알았다.바닥에 두세명이 앞서간 흔적이 보인다.
아이젠을 끼우고 몇발자국 옮겨 봤는데, 여전히 미끄러운게 만족스럽지 못했다. 조금 안정돼 보이는곳에 주저앉아서, 바닥을 보니까 스파이크가 반대쪽으로 돼있거나 옆으로 돌아갔거나, 제대로 장착하지 못한게 틀림없어보였다. 하긴.. 처음 써보는 장비니까. 아이젠을 벗겨서 다시 천천히 그럴싸하게 장착하고는, 다시 능선으로 올랐다.
정작에 자는 용각바위도 마당바위도 보지 못했다. 눈이 와서 잘 구분이 안됐는지. 내가 그놈들이 원래 어떻게 생긴 놈들인지 몰라서 그랬던 거인지 ^^ 11시2분
얼어버린 초코바를 열심히 씹어먹는다. 남은 하나는 나중을 위해 아껴둬야지.
혼자하는 산행인데, 그런데 사람이 아무도 보이질 않았다. 능선길과 마당바위길이 합쳐지는 구간에서야 6명7명?정도의 한 그룹을 만났다. 선행을 양보했는데, 여자들이 포함돼서 그런지 진행이 너무 느린듯 하여, 양해를 구하고 먼저 치고 올라갔다.
용문산 아래에서 꽤 경험 많아 보이는 어르신을 만났다. 그분과 함께 오르다가 정상 아래쪽에 평상에서 두명의 등산객을 지나치고, 그 어르신과 함께 서로 용문산 정상에서 사진을 찍어줬다. 잠시 사진을 찍는 동안, 좀전에 내가 지나쳤던 그 그룹이 정상에 도착했다. 용문산 정자에는 눈이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바람이 심해서,아랫쪽 평상 있는 곳으로 가서 점심을 하기로 했다.
용문산 정상. 어르신이 사진을 찍어주셨다. 그분은 이번에 두번째로 용문산을 찾는 것인데, 저번에 왔을때가 언제냐.. 하면... 무려 1973년이라고 하셨다. 워매... 12시42분
아, 그래. 난 점심을 싸오지 않았다. 어머니가 싸주신 비닐을 풀어 곶감 두개와 호두 약간 그리고 한라봉 하나를 먹고는 그 그룹사람들하고 어르신한테 인사를 하고 혼자서 장군봉 쪽 코스로 향했다. 그분들은 마당바위쪽으로 해서 용문사로 하산하신다고 했다.
장군봉으로 향하는 길에는 발자국이 없었다. 내 나름의 감각으로 길을 찾아서 이동했다. 사실. 9월에 왔을때도 용문산에서 장군봉으로 이동했었으니까, 길을 찾아가는게 그렇게 어렵진 않았는지 모른다는 느낌이 들었다. 전에 봤던 바위를 지나치고.. 너덜지대를 지나고.. 그렇게 이동하다가, 발걸음을 내딛는데, 무슨 금속소리가 채링~하고 울리는걸 들었다. 뭐가 걸렸나보다 하고 계속해서 길을 재촉했다. 그러다가 중간에서 장군봉쪽에서 용문산으로 이동하고 있는 두명의 등산객을 지나치고나서 왼발을 헛딛었는데, 보니까 왼발에 장착한 아이젠이 없어져 있었다. 아까전에 들었던 금속성 소리가 바로 아이젠이 벗겨져 날아가는 소리였던 것.
장군봉 표지석. 위치가 묘한 곳에 있다. 그냥 산능선에 봉우리라고 표지가 있으니 어색하기 짝이없다.
장군봉에 도착했지만, 아무도 없었다. 혼자서 셀카질. 초점이 표지석에 맞았다. 13시51분.
아이젠을 찾으러 뒤로 돌아갈까 아니면 계속해서 길을 갈까 잠시 고민을 하다가 한쪽 아이젠만으로 계속해서 길을 가기로 했다. 1시 50분 쯤에는 장군봉에 도착했다. 도착해서는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셀카를 찍고 있는데, 아주머니 한분이 백운봉 방향에서 올라오셨다. 카메라로 장군봉 표지석을 찍으시길래, 사진을 찍어드리겠다고 말씀드렸더니, 혼자서는 사진을 찍지 않는다며, 콧물에 얼굴이 엉망이라시며, 극구 사양하신다. 그래서 내 사진을 부탁드렸다. 잠시후 그분의 일행 일곱명 정도가 길을 올라오는 것을 보고는, 인사를 드리고 계속해서 백운봉행을 재촉했다. 그 일행중 마지막에 오던 어른이 내 발을 보고는 '아이젠이 한쪽 밖에 없네요' 라고했다. 오다가 잃어버렸노라고 말했다.
사자린 왼쪽 아이젠. 문득 알아차렸을때는, 이미 상당한 거리를 와버린터라서, 게다가 찾으러 돌아가도 찾을수 있으리란 생각이 들지 않아서 그냥 진행하기로 결심했다. 다음에는 예비용도 더 가지고 다녀야지.
장군봉의 등산로 안내표지봉? 백운봉까지 3.2킬로 남았다. 13시52분
혼자 먼저 올라오신 아주머니께서 찍어주신 사진.아주머니께 매우 감사드린다. 13시54분
백운봉을 향하는 동안 계속해서 오른쪽에서 바람이 불어왔다. 오른쪽 얼굴이 얼어가는것처럼 느껴져서 버프를 코 위에까지. 안경 바로 아래 까지 올렸다. 얼굴을 감쌀 수 있게. 그랬더니 계속해서 입김이 위로 올라와서 안경에 김이 서렸다. 앞이 잘 안보였다. 그래도 얼굴이 어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고 계속 길을 재촉했다. 중간에 안경을 벗어서 보니까 안경이 얼어있었다. 장갑을 벗어서 맨손으로 안경을 녹이고 하는 일을 반복하게 됐다. 배가 고파왔다. 중간에 길을 재촉하다가 참호속에서 추위를 피하고 있는 등산객들을 봤다. 상당한 추위에 가만히 2-3분 이상 쉬고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운봉이 2.1킬로 남았다는 표지판. 나는 얼어버린 안경으로, 이걸 잘못 읽어서 1. 몇킬로 남았다고 봐 버렸다.한참동안 사람도 못보고, 지쳐서 그랬는지도. 14시25분
백운봉이 1.3킬로? 남았다는 표지판을 지나쳤다. 계속해서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 저쪽에 봉우리가 하나 보이고, 그 너머로 훨씬 큰 봉우리가 보였다. 눈앞이 잘 보이질 않았고 왼쪽 눈에 낀 얼음은 제거하기를 포기하고 살짝 보이는 오른쪽 안경에 의지해서 길을 재촉했다. 오른쪽으로 버프를 올려서 왼쪽으로 입김이 많이 나와서 그런듯했다.
핸드폰 밧데리가 다 돼서, 더이상 통화지역/불능지역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핸드폰이 꺼졌다. 예비로 가지고 온 핸드폰 밧데리는 만약을 위해서 나중에 끼우기로 했다. 계속해서 백운봉을 향해 가고 있는데, 저 앞에 길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보였다. 백운봉이 1.6킬로 남았다고 한다. 계속되는 추위에 머리가 아팠는데, 머릿속이 혼란스러워 졌다. 아까는 분명히 1킬로정도 더 가면 된다는 표지판을 본것 같았는데, 아까 본 표지판이랑 이 표지판은 모양도 거의 비슷하고.. 여우에 홀린다는게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진짜 여우에 홀렸다면, 이런 표지판을 한번 더 만나겠지. 계속해서 백운봉 방향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아까 보이던 백운봉 앞쪽에 보이는 봉우리쯤에 가서 전망대를 발견했다. 가운데 백운봉을 사이에 두고 오른쪽으로 양평읍과 옥천면이 보이고, 왼쪽으로는 용문면이 보였다. 남한강의 물길이 양평읍쪽으로 다가왔다가 굽이쳐 멀어지는 것을 봤다.
백운봉으로 향하는 중간에 만난 전망대. 가운데 백운봉을 사이로,오른쪽으로 양평읍과 옥천면이, 왼쪽으로 양평읍과 용문면이 보인다. 14시48분
혼자서 셀카질. 얼었던 안경을 녹여서 다시 쓰고 찰칵.
아까부터 계속 배가 고팠다. 가진 음식이라곤 스니커즈 초코바와 한라봉 한개 얼어버린 제주삼다수, 비닐봉지에 든 곶감 3개와 깐호두. 잠시 쉬면서 물 한 모금, 곶감 한개를 먹었다. 호두도 두개정도 씹어 먹었다. 스니커즈와 곶감 한개, 한라봉은 백운봉에 오를때까지 아끼기로 했다. 해가 중천에서 꽤 기운 것처럼 보였다. 백운봉은 저기 앞에 보였지만, 하산길을 모르는 나는, 하산하기 전에 해가 져서는 안돼므로, 길을 서두르기로 했다.
길을 따라 백운봉으로 향하다가 백운봉 아래까지 왔는데, 백운봉으로 연결된 길이, 깎아지른듯한 코스에 연이은 밧줄 코스였다. 밧줄을 타고, 밧줄을타고 한 5번 정도 오르고, 계단을 타고 다시 밧줄을 타고.... 아이젠이 없는 왼쪽발이 자꾸 미끌어졌다. 밧줄을 잡는 손에 힘이 더 들어갔다. 눈이 쌓인 밧줄을 잡고 오르다보니, 장갑이 얼어서 밧줄 잡은 손이 미끌어지기 시작했다. 장갑에 생긴 얼음을 녹이고 다시 밧줄을 잡았다. 너무 힘들었다. 그리고 나는 길을 몰랐다. 핸드폰에 예비 밧데리를 끼우고 시간을 봤다. 3시 30분.
백운봉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었다. 위쪽을 바라봐도 밧줄을 타야 하는 길이 보일 뿐, 표지판 등이 보이질 않았다. 문득 다시 아까 지나친 백운봉 1.6킬로지점까지 돌아가야.. 이 줄을 타고 다시 내려가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그쪽으로 돌아가서 마을 있는 곳까지 해지기 전에 이동할 자신이 별로 없었다. 아까 참호에 있는 사람들을 본 이후로 만난 등산객도 없었다.
아버지가 생각이 나서 아버지께 전화를 드렸다. 백운봉 바로 근처까지 왔는데, 내려가려면 어느쪽으로 가야 되는지를 여쭤봤는데, 사나사쪽으로 내려가라고 말씀하셨다. 사나사 방향이라면 아까 지나친 백운봉 1.6킬로지점에서 봤고, 그 이전 표지판에서도 봤다. 그쪽으로 가려면 이 길을 다시 돌아서 줄을 타고 내려가야 한다. 아버지께 그쪽으로 가기 힘들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아버지께서 그럼 올라온 길로 내려가라고 하셨다. 용문사로 돌아간다는 것은 자살행위다. 아버지께 알았노라고 이따가 연락드리겠다고 말씀드리고 전화를 끊었다. 예비로 가지고온 밧데리.. 충전한지 오래돼서인지 밧데리가 한칸 밖에 남지 않았다. 핸드폰 전원을 다시 꺼버렸다. 경사길에서 줄을 붙잡고 앉아서 쉬면서 고민을 했다.
세수골... 세수골로 내려가는 길은 지금까지 오는 동안에 보지 못했다. 세수골로 백운봉을 오르는 길이 있다던데, 한번도 보지를 못했다. 백운봉은 얼마 남지 않은것 같았다. 난 계속해서 오르기로 했다. 줄을 몇 개 탄 다음, 계단을 오르고 나서 조금 진행하다 보니까 백운봉 0.1킬로 표지가 나타났다. 너무나 기뻤다. 남은 힘을 다 쏟아부어도 아깝지 않을것 같았다. 계속해서 위를 향해 나아갔다.
갑자기 위쪽이 환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이 있었다. 백운봉 정상에 도달했다. 백운봉 표지석과, 작은 통신중계 안테나, 그리고 천지에서 가져왔다는 돌이 있었다. 세수골!!! 세수골로 내려가는 길을 가르키는 표지판을 발견했다. 그걸 보고는 계속해서 웃었다. 이날의 모든것을 보상 받는 느낌이였다. 다시 그쪽으로 내려가지 않아도 됐다. 핸드폰 전원을 넣고 시간을 봤더니, 3시 50분이였다. 백운봉 정상은 놀랍도록 따듯했다. 얼었던 안경이 녹아서 눈앞이 밝아졌다.
드디어 백운봉 정상. 구름 사이로 해가 나오고, 눈발도 그쳤다. 안경도 금새 녹아버렸다.15시43분
난 저어기 아래에서 항상 바라봤던 그 산 꼭데기에 와있었다. 양평읍과 용문면, 옥천면이 모두 보였다. 우리집도 금방 찾을수 있었다. 아래에 햇빛에 반사돼 금빛으로 흐르는 남한강을 검게 가르는 양근대교 옆에 집이 있을 겄이다. 세수골 쪽에서 두명의 사람이 올라왔다. 어디에서 오셨느냐고 물어봤더니, 우리는 이동네 사람인데 여기 자주 올라온다고 했다.
백운봉에서 셀카질. 두려움을 이겨내고 정상에 올랐다.
백운봉 정상에 있는 통일암. 뒷면에는 천지에 있는 돌을 여기에 옮겨놓기위해 노력한 사람들 이름이 있다.
'내려가는데 얼마나 걸릴까요?' 했더니, 한분이 한시간이면 내려간다고 했다. 다른 한분이 이런 날씨에 눈이왔으니까 한시간 반은 걸릴꺼라고 했다. 나보고 어디서 왔느냐고 물어본다. 용문사에서 용문산을 거쳐서 오는 길이라고 했다. 몇시부터 산행을 했으냐고 물어본다. 10시 조금 넘어 용문사 주차장에서 출발했다고 했다. '엄청 빨리 오셨네요.'라고 한다. 그래, 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 뛰고싶다며 더 빨리가야 한다며 여기까지 왔다.
백운봉에서 내려다본 양평읍 금빛으로 흐르는 남한강을 가로지르는 양근대교가 보인다. 양근대교 옆이 돌아가야할 집이다.
백운봉에서 바라본 용문산 정상 방향. 레이더 기지가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통신탑들이 보인다. 현재 공개된 정상부분은 통신탑쪽 방향.
세수곳 방향에 올라오신분께 부탁해서 찰칵. 해도 나오고, 안경도/ 얼굴도 녹았고 내 마음에 평화가 돌아왔다.
백운봉 전망대에서 한컷. 오른쪽 아래 양근대교가 보인다. 사진 찍어주신 마을 청년?께 감사를.
그분들에게 백운봉 정상 사진을 부탁드리고, 카메라에 사진을 담았다. 남한강과 양평읍 사진도 몇 장 담았다. 아버지께 전화를 드렸다. 전화가 연결이 되다가말고 끊겼다. 등산객 두분이 올라온 길로 다시 내려가기 시작했다. 나더러 안내려가냐고 물어왔다. 조금있따가 따라 내려가겠노라고 하고는 얼어서 딱딱해진 스니커즈를 꺼내서 씹었다. 문득, 저 사람들을 여기서 만난게 뭔가 이유가 있지 않은가 생각이 들었다. 한라봉까지 먹고 가려고 하다가 스니커즈도 채 반을 먹지 않고 다시 봉지에 쑤셔 넣은 다음 그들이 사라진 그길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누님한테서 문자가 왔다. 집에 빨리 연락하라고 했다. 아래쪽을 봤더니, 두 등산객이 안 보였다. 문자온 번호로 바로 전화를 했다. 정상에 올라왔다가 내려가는 길이라고 얘기했다. 어머니한테 전화를 바꿔줘서, 어미니께 배가 고프다고 말씀드렸다. 두 등산객이 계속 보이지 않았다. 어머니께 이따가 다시 연락을 드리겠다고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세수골로 내려오는 도중에 찰칵. 아직 수련이 부족하다. 더욱더 보는 것과 같은 사진을 찍을수 있게 되기를.16시43분
이상하게 해가 기울어지는 속도가 느려진것 같았다. 문득 이 두 사람이 산에 사는 산신령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사람들 찾아서 빠른 속도로 아래로 아래로 내려갔다. 한시간 정도 내려가니까 체육 시설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조금더 내려가다 보니까 다른 간편한 복장의 사람이 길을 내려가고 있었다. 주차장 있는 곳까지 갔는데, 아까 두 신선 같은 양반들이 노란색 속셈학원 승합차를 타고 내옆을 지나서 아래로 내려갔다. 헛웃음이 나왔다.
수련원에 있는 용문산 안내도. 내용은 많은데 별로 쓸모있어보이진 않는다. 16시49분
수련원을 지나서 대영학원을 지나서 염광학원부지쪽을 지나서 양평을 우회하는 국도를, 그옆의 양평 소방서를 보고 계속해서 길을 내려갔다. 공흥1리에 도착해서는 고등학교1학년때 친구녀석이 임군이 살던 집이 어디였을까~ 하면서 기웃거리며 동네를 지나쳤다. 양평길병원을 지나치고, 내 옛집이 있는 공흥3리를 지나치고, 양근5리 양일고앞을 지나서 시장통 사거리를 지나서 양평역입구쪽을 지나 집까지 걸었다. 해가 지고 있었다.
공흥1리를 지나다가 뒤를 돌아서 찰칵. 뒤에 보이는 봉우리가 백운봉. 17시29분
집에 도착해서 내가 내려온 곳, 백운봉을 찍었다. 시간은 어느덧 6시가 돼 있었다.
드디어 도착한 집. 17시53분. 아침에 집에서 나온 시간이 09시 였으니까 9시간여만에 다시 돌아왔다.
아파트 도착해서 찍은 백운봉. 저곳을 자주 찾게 될것 같다.
총 이동시간(용문사-집) : 8시간
총 이동거리(다음맵으로 코스를 그려봄) : 16.6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