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작년 여름에 친구녀석한테 빌려준 xbox360 타이틀은 3월 초에 다시 돌려받았는데, 그중에 하나인 [소울칼리버4]에 녀석이 원형기스를 내놨다.
원형기스.... 이게 뭐냐면.. 엑박삼돌이계에서 [빨간불세개]와 함께 저주받을 하드웨어 전설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것인데... 발생 케이스는 게임을 한다 -> 세워있던 본체를 눕히거나, 눕혀놨던 본체를 세우거나 혹은 세워둔 본체가 쓰러지면 99.9888888 %의 확률로 발생할지도 모르는(궁금하면 해보시라) 현상으로,
DVD의 외곽에서 삼분의 일 지점에 둥글게 둥글게 뭔가에 긁혀서 그지점의 데이터를 읽지 못하게 되는 현상을 일컫는다.(정확한 설명이 wiki에 나와있으려나...)
음.. 썰이 길었는데, 그래서 어떻게 자전거 메신저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었냐 하면은... [소울칼리버4]의 국내 유통사는 MS가 아닌 반다이남코 코리아(이하 반코). 따라서 반코가 어디 있나~ 하고 반코 홈페이지에서 찾아봤더니 왠걸? 우리회사에서 걸어서 10분거리. 올타구나 나는 반코에 전화를 했서는... '거기 반코 게임사업부죠? 타이틀 a/s를 요청드릴까 하는데, 직접 접수하려고 하는데 찾아가도 되겠습니까?' 전화받는 직원이 급 긴장을 하더니 말을 더듬는다. '저.. 저희는 직접 방문은 안받고요, 택배로 보내주시면 처리를 해드립니다.' 이 뭥미... 내가 가는거랑 택배 아저씨가 가는게 뭐가 다르냐고. 그래서 나는 '그럼 퀵도 받으세요?' 했더니 반코 직원이 '네 퀵도 가능합니다'
네... 그렇습니다. 그순간 내 머릿속에 번뜩 떠오른 자전거 메신저 서비스. 지음님께 전화를 했습니다. '거기 자전거 퀵이죠?' (으응?) 순간 지음님, -이 뭔가..- 하시더니만 친절하게 '네 그렇습니다' 대답해 주십니다. 울 회사는 종로구 수송동, 반코 사무실은 코오롱빌딩은 무...뭐가 무가베도 아니고... 무교동!! 그래 더럽게 가까웠던거였다. 지음님의 메신저 사무실은 [빈집] (스타의 '빈집털이'를 떠올리는 당신, 스타좀 그만 볼때 되지 않았소?) 빈집에서 울회사나 목적지나 모두 '서울읍내' 이므로 이용 요금은 6천원. 30분내로 방문해서 물품을 수령해야 하지만, 때는 점심때고 해서... 천천히 오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업무중 지음님의 연락을 받고(사무실로 올라오신다는걸 혹시나 자전거를 잃어버리신다거나 하면 어떻게 할까 하는 생각에 아래서 기다리시라고 하고는, [소울칼리버4]를 들고 아래로 내려가서 유명인 메신저 지음님과 감격적인 만남^^
자전거 메신저를 이용하게된 경위와 진보넷에 대한 얘기들 등을 나누고 지음님은 배송을 위해 출발. 친절하게도 영수증을 주십니다.
무려 지우개 도장!!!
네, 그렇습니다. 지우개 도장. 지음님의 블로그에 가보신 분이라면 누구나 저 지우개 도장을 아실텐데요. 영수증용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
몇분 뒤에 지음님으로 부터의 문자 메시지. '물품을 정상적으로 인계했습니다'(사실 이건 정확하지 않아요. 제 핸드폰이 부숴져서 복구 불가가 됐거든요.)
자신만의 도전을 하고 계시는 지음님께 박수~~
아, 엑박 삼돌이 타이틀 a/s는 어떻게 되었냐 하면요. 반코에서 공짜로 연마해주고 공짜로 배송해 줬답니다. 약간 읽는게 버벅이긴 하지만 플레이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하드디스크에 게임을 인스톨 한다면 더욱더 문제가 적겠죠?
1.이 부러짐 뭐냐고? 이빨이 부러졌다는 거지.
2월7일. 자전거 비비를 바꾸고 벌써 저녁이 돼버린 시간이 아까워 자전거좀 타주고 집에 오는 길에 월드컵경기장 롯데리아에 들러서 자이언트버거 두개를 사왔다. 두개를 컴터 앞에 앉아 게시물들을 둘러보면서 뚝딱 먹어치웠는데, 뭔가 앞니에 느껴지는 느낌이 이상해서 거울을 봤더니, 앞니에 금이가 있었다. 손을 가져가서 슥~ 들어보니깐 뽑혀나오는 이빨 조각; 네이버를 찾고 별 쑈를 다했는데, 결국은 2월17일 치과에 가서 레진 치료로 해결. 이게 앞니쪽이라서 뭐 뜯어먹다가는 떨어져 나간다고 한다. 아... 이제 폼나게 사과를 아삭~ 씹어먹을 수 없단 말인가 OTL.
2.오대산 산행
2월8일 감동이 있는 산악회 오대산 산행.
나로서는 처음 참여한 버스 산행. 버스 산행의 묘미가 이러한 거였던가 ^^
홍천 어느 골짜기에서 오대산 올라 갔다 내려오는 단순한 코스. 갔다가 올라오니 시간이 없어서 뒷풀이를 하지 못했다.
참여인원 39명.
내 사진은 건진게 이게 전부 ㅋㅋ
이건 내 사진기로 찍은 것. 누가 찍어줬을까? 기억나질 않는다.
좀 나온? 사진 ^^
3.사내 등산 동호회 마니산 산행/자전거 사고
2월21일 한달도 더 전부터 얘기한 사내 등산 동호회 시산제?에 참여했다.
산행지는 강화도 마니산.
섬에 있는 산에 오른 다는것. 그건 해발 0 부터 시작한다는 의미?
등산 중에 들은 얘기로는, 해발이 낮은곳에서 산을 오르는건 산소가 충분하기 같은 높이를 오르더라도 덜 힘들다고 한다. 실제로 하나도 안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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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1시 반부터 횟집에서 술을 푸고 한병 반 가까이 술을 마신 상태에서 집에 4시에 도착한데서 시작 됐다. 당연히 시간이 아까운 나는 자전거를 끌고 나갔지. 나가보니까 한강 하류쪽에서 바람이 불어오더라고. 자전거 페달을 바꾸고 별로 타보지 못해서 질주욕구에 불만족을 느끼고 있던 나는, 방화대교로 가서 돌아오는 길에 평지 최고 기록을 세울 생각으로 가득차 있었으나...
속도좀 내려고 하다가 자전거 전용도로의 행인과 접촉사고ㅜㅜ. 아저씨 아주머니 두분이 걷고 있었는데, 뒤에서 부딪혔다. 아저씨가 걸친 코오롱스포츠 아웃도어웨어에 두군데 생채기가 발생. 아주머니가 옷이 새거니깐 새걸루 물어내라고 했다ㅜㅜ. 난 한잔 걸친 상태였고, 상대방 아주머니는 아주 날 박박 긁어먹으려는듯 주민번호에 전화번호에 명함까지 받아가버렸다.
22일 태백산행 마치고 뒷풀이중에 아주머니한테 연락이 왔다. 현대백화점에서 35만원 이라고 한다는 얘기. 일단 수선 맡기시고 결과가 맘에 안 드신다면, 새 제품으로 구매해 드리겠다고 말씀드렸다.
현재 3월 8일. 아주머니로 부터 아직까지 연락이 오지 않고 있다. 나의 악운은 2월에만 해당하는 것이였던가.
4.태백산 산행 8일에 참여했던 감동이 있는 산악회 버스산행이 꽤나 즐거웠으므로, 다시 한번 버스산행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함백산 산행~~~ 그러나. 긴 가뭄으로 인하여 함백산은 이미 2월 초부터 입산 통제중!! 우리는 눈물을 머금고 태백산으로 향했다. 근처에 갈 수 있는 산이 거기 밖에 없었으므로. 어쨌든 태백산에서 본 그 천제단? 하고 오래된 주목 들은 나름 볼 만한 것들이었다.
참여인원은 35명
우리조 조장이 안와서. 반 강제에 의하여 내가 임시 조장을 했다. 그러나 한 일이 하나도 없다.
뒷풀이2차는 시간이 너무 늦어서 참여하지 않았다.
오.. 내가 맞는건가? ^^
단체사진. 이제 단체사진중 진짜라고 할수 있지. 흠흠.
누이가 찍어준 사진. 이야.. 너도 좀 배우라고. 사진 맨날 찍어 뭐하냐.
4.자전거 주행들 3월1일 행주대교 까지. 오는 길에 평지에서 42.3km/h를 기록했다.(등바람 감사~) 날씨가 그럴듯 해서, 멋쟁이 라이더들이 저마다의 애마를 끌고 강에 많이들 나와 있었다.
3월3일 회사일이 빨리 끝나서 집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한강에 나왔다. 중랑천 합수부 까지 갈때23.6km/올때21.7km
3월7일 상도동 친구놈네 아파트 까지. 속도계를 장착하지 않고 갔다가 왔다.
3월8일 강북 동측 자전거종점까지. 거리 64.6km 속도. 갈때23.5/올때21.5
3월 8일저녁 기준으로, 어느덧 내 자전거 속도계의 주행 거리측정이 738km 라고 나온다. 가끔 속도계없이 주행을 했으므로, 속도계 구입 이후 약 850km 이상을 달렸다는 얘기가 되겠다.
5.본 영화들은.. 생략. 담에 쓰지 뭐. 맥주나 한캔.. 이 아니구 치킨 먹을 때 시켰던 호프나 머저 먹어 버리자.
양평터미널 - 용문사 관광지 직행 버스표. 사실, 교통카드로 찍으면 된다. 그러면 돈도 절약되는데, 뭐 대신 이런걸 찍을 수 있잖아? 양평터미널에서 9시19분
양평터미널에서 9시 40분에 출발하는 동서울발 용문사 들어가는 직행 버스를 타고 10시경에 용문사 입구에 도착했다.
용문산 군민관광지 화장실. 지난 여름에도 느낀 거지만, 깔끔하게 잘 만들어 놨다.
용문사로 들어가는 입구. 오른쪽으로는 음식점들, 왼쪽 아래로는 주차장이 있다. 주차장에 차가 한대도 없었다. 10시10
10시 10분쯤 매표소를 지나는데 확성기에서 어디가세요~ 하는 소리가 들려서 가봤더니, 표를 끊어야 한댄다.
'양평사는데 표를 끊어야 해요?' 했더니, 신분증을 보여달란다. 신분증을 두고 왔다고 했더니, 양평 어디사는지 물어본다. sk뷰 아파트에 산다고 했더니, 그냥 올라가란다. 담부터는 신분증 가져와주세요. 라고 하시면서.
벌써 벛꽃이 때를 기다리지 못하고 싹을 틔우려 하고 있다.
새로 정비된 등산 안내도. 지난 여름에 왔을때보다 훨씬 알아보기 좋게 바뀌어 있었다.
군민 관광지에서 용문사 올라가는 입구. 사찰 이름과 어울리는 그럴싸한 입구^^ 10시18분
기념품 판매점. 내가 살만한 것들은 없어보였다. 직원들인지 가족들인지 :) 나와서 길을 쓸고 있었다. 참고로 용문사 올라가는 도로는 공사중.
오래도 사셨다는 은행나무옹. 과거에 저기 위에 전깃줄 때문에 한참 얘기가 많았었지.
9월에 용문산에 처음 오를때 그랬던 것처럼, 은행나무옹을 한컷 찍어드리고 등산로 코스를 향했다. 밤새 내린 눈이 소복이 쌓여 있었고, 눈발이 가늘게 날리고 있었다.
은행나무를 지나서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자 이런 친절한 안내판이 나를 반겨준다. 눈에 팍팍 들어오는 노랑과 검정 거기에 붉은색으로 강조까지 ^^
지난 여름에 보지 못한 또 하나. 이정표가 새로 만들어져 있었다. 식별하기도 편하고, 긴급상황시 위치 정보로도 이용될수 있을듯. gps좌표도 표시해주면 더 좋을텐데. 10시40분
정말 깔끔하게 정리를 해놨다. 용문산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듯.
산행지도 따위 하나 가지고 있지 않은 나는, 먼저 지난 사람들의 발자국을 따라 올라가기로 했다. 첫 갈림길에서 선택한 길은 마당바위길. 분명히 누군가의 미니홈피에서 마당바위를 본적이 있는데, 올라가는 동안 마당바위가 보이지 않았다. 왠지 중간에서 능선으로 올라가는 샛길을 타게 된것 같았다. 그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이 매우 미끄럽고 경사가 심해서, 십수 발자국을 옮긴 후에, 챙겨왔던 아이젠을 끼웠다.
마당바위쪽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난 이번에야 용각바위라는게 있다는 것을 알았다.바닥에 두세명이 앞서간 흔적이 보인다.
아이젠을 끼우고 몇발자국 옮겨 봤는데, 여전히 미끄러운게 만족스럽지 못했다. 조금 안정돼 보이는곳에 주저앉아서, 바닥을 보니까 스파이크가 반대쪽으로 돼있거나 옆으로 돌아갔거나, 제대로 장착하지 못한게 틀림없어보였다. 하긴.. 처음 써보는 장비니까. 아이젠을 벗겨서 다시 천천히 그럴싸하게 장착하고는, 다시 능선으로 올랐다.
정작에 자는 용각바위도 마당바위도 보지 못했다. 눈이 와서 잘 구분이 안됐는지. 내가 그놈들이 원래 어떻게 생긴 놈들인지 몰라서 그랬던 거인지 ^^ 11시2분
얼어버린 초코바를 열심히 씹어먹는다. 남은 하나는 나중을 위해 아껴둬야지.
혼자하는 산행인데, 그런데 사람이 아무도 보이질 않았다. 능선길과 마당바위길이 합쳐지는 구간에서야 6명7명?정도의 한 그룹을 만났다. 선행을 양보했는데, 여자들이 포함돼서 그런지 진행이 너무 느린듯 하여, 양해를 구하고 먼저 치고 올라갔다.
용문산 아래에서 꽤 경험 많아 보이는 어르신을 만났다. 그분과 함께 오르다가 정상 아래쪽에 평상에서 두명의 등산객을 지나치고, 그 어르신과 함께 서로 용문산 정상에서 사진을 찍어줬다. 잠시 사진을 찍는 동안, 좀전에 내가 지나쳤던 그 그룹이 정상에 도착했다. 용문산 정자에는 눈이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바람이 심해서,아랫쪽 평상 있는 곳으로 가서 점심을 하기로 했다.
용문산 정상. 어르신이 사진을 찍어주셨다. 그분은 이번에 두번째로 용문산을 찾는 것인데, 저번에 왔을때가 언제냐.. 하면... 무려 1973년이라고 하셨다. 워매... 12시42분
아, 그래. 난 점심을 싸오지 않았다. 어머니가 싸주신 비닐을 풀어 곶감 두개와 호두 약간 그리고 한라봉 하나를 먹고는 그 그룹사람들하고 어르신한테 인사를 하고 혼자서 장군봉 쪽 코스로 향했다. 그분들은 마당바위쪽으로 해서 용문사로 하산하신다고 했다.
장군봉으로 향하는 길에는 발자국이 없었다. 내 나름의 감각으로 길을 찾아서 이동했다. 사실. 9월에 왔을때도 용문산에서 장군봉으로 이동했었으니까, 길을 찾아가는게 그렇게 어렵진 않았는지 모른다는 느낌이 들었다. 전에 봤던 바위를 지나치고.. 너덜지대를 지나고.. 그렇게 이동하다가, 발걸음을 내딛는데, 무슨 금속소리가 채링~하고 울리는걸 들었다. 뭐가 걸렸나보다 하고 계속해서 길을 재촉했다. 그러다가 중간에서 장군봉쪽에서 용문산으로 이동하고 있는 두명의 등산객을 지나치고나서 왼발을 헛딛었는데, 보니까 왼발에 장착한 아이젠이 없어져 있었다. 아까전에 들었던 금속성 소리가 바로 아이젠이 벗겨져 날아가는 소리였던 것.
장군봉 표지석. 위치가 묘한 곳에 있다. 그냥 산능선에 봉우리라고 표지가 있으니 어색하기 짝이없다.
장군봉에 도착했지만, 아무도 없었다. 혼자서 셀카질. 초점이 표지석에 맞았다. 13시51분.
아이젠을 찾으러 뒤로 돌아갈까 아니면 계속해서 길을 갈까 잠시 고민을 하다가 한쪽 아이젠만으로 계속해서 길을 가기로 했다. 1시 50분 쯤에는 장군봉에 도착했다. 도착해서는 아무도 없는 그곳에서 셀카를 찍고 있는데, 아주머니 한분이 백운봉 방향에서 올라오셨다. 카메라로 장군봉 표지석을 찍으시길래, 사진을 찍어드리겠다고 말씀드렸더니, 혼자서는 사진을 찍지 않는다며, 콧물에 얼굴이 엉망이라시며, 극구 사양하신다. 그래서 내 사진을 부탁드렸다. 잠시후 그분의 일행 일곱명 정도가 길을 올라오는 것을 보고는, 인사를 드리고 계속해서 백운봉행을 재촉했다. 그 일행중 마지막에 오던 어른이 내 발을 보고는 '아이젠이 한쪽 밖에 없네요' 라고했다. 오다가 잃어버렸노라고 말했다.
사자린 왼쪽 아이젠. 문득 알아차렸을때는, 이미 상당한 거리를 와버린터라서, 게다가 찾으러 돌아가도 찾을수 있으리란 생각이 들지 않아서 그냥 진행하기로 결심했다. 다음에는 예비용도 더 가지고 다녀야지.
장군봉의 등산로 안내표지봉? 백운봉까지 3.2킬로 남았다. 13시52분
혼자 먼저 올라오신 아주머니께서 찍어주신 사진.아주머니께 매우 감사드린다. 13시54분
백운봉을 향하는 동안 계속해서 오른쪽에서 바람이 불어왔다. 오른쪽 얼굴이 얼어가는것처럼 느껴져서 버프를 코 위에까지. 안경 바로 아래 까지 올렸다. 얼굴을 감쌀 수 있게. 그랬더니 계속해서 입김이 위로 올라와서 안경에 김이 서렸다. 앞이 잘 안보였다. 그래도 얼굴이 어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고 계속 길을 재촉했다. 중간에 안경을 벗어서 보니까 안경이 얼어있었다. 장갑을 벗어서 맨손으로 안경을 녹이고 하는 일을 반복하게 됐다. 배가 고파왔다. 중간에 길을 재촉하다가 참호속에서 추위를 피하고 있는 등산객들을 봤다. 상당한 추위에 가만히 2-3분 이상 쉬고 있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운봉이 2.1킬로 남았다는 표지판. 나는 얼어버린 안경으로, 이걸 잘못 읽어서 1. 몇킬로 남았다고 봐 버렸다.한참동안 사람도 못보고, 지쳐서 그랬는지도. 14시25분
백운봉이 1.3킬로? 남았다는 표지판을 지나쳤다. 계속해서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 저쪽에 봉우리가 하나 보이고, 그 너머로 훨씬 큰 봉우리가 보였다. 눈앞이 잘 보이질 않았고 왼쪽 눈에 낀 얼음은 제거하기를 포기하고 살짝 보이는 오른쪽 안경에 의지해서 길을 재촉했다. 오른쪽으로 버프를 올려서 왼쪽으로 입김이 많이 나와서 그런듯했다.
핸드폰 밧데리가 다 돼서, 더이상 통화지역/불능지역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핸드폰이 꺼졌다. 예비로 가지고 온 핸드폰 밧데리는 만약을 위해서 나중에 끼우기로 했다. 계속해서 백운봉을 향해 가고 있는데, 저 앞에 길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보였다. 백운봉이 1.6킬로 남았다고 한다. 계속되는 추위에 머리가 아팠는데, 머릿속이 혼란스러워 졌다. 아까는 분명히 1킬로정도 더 가면 된다는 표지판을 본것 같았는데, 아까 본 표지판이랑 이 표지판은 모양도 거의 비슷하고.. 여우에 홀린다는게 이런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진짜 여우에 홀렸다면, 이런 표지판을 한번 더 만나겠지. 계속해서 백운봉 방향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아까 보이던 백운봉 앞쪽에 보이는 봉우리쯤에 가서 전망대를 발견했다. 가운데 백운봉을 사이에 두고 오른쪽으로 양평읍과 옥천면이 보이고, 왼쪽으로는 용문면이 보였다. 남한강의 물길이 양평읍쪽으로 다가왔다가 굽이쳐 멀어지는 것을 봤다.
백운봉으로 향하는 중간에 만난 전망대. 가운데 백운봉을 사이로,오른쪽으로 양평읍과 옥천면이, 왼쪽으로 양평읍과 용문면이 보인다. 14시48분
혼자서 셀카질. 얼었던 안경을 녹여서 다시 쓰고 찰칵.
아까부터 계속 배가 고팠다. 가진 음식이라곤 스니커즈 초코바와 한라봉 한개 얼어버린 제주삼다수, 비닐봉지에 든 곶감 3개와 깐호두. 잠시 쉬면서 물 한 모금, 곶감 한개를 먹었다. 호두도 두개정도 씹어 먹었다. 스니커즈와 곶감 한개, 한라봉은 백운봉에 오를때까지 아끼기로 했다. 해가 중천에서 꽤 기운 것처럼 보였다. 백운봉은 저기 앞에 보였지만, 하산길을 모르는 나는, 하산하기 전에 해가 져서는 안돼므로, 길을 서두르기로 했다.
길을 따라 백운봉으로 향하다가 백운봉 아래까지 왔는데, 백운봉으로 연결된 길이, 깎아지른듯한 코스에 연이은 밧줄 코스였다. 밧줄을 타고, 밧줄을타고 한 5번 정도 오르고, 계단을 타고 다시 밧줄을 타고.... 아이젠이 없는 왼쪽발이 자꾸 미끌어졌다. 밧줄을 잡는 손에 힘이 더 들어갔다. 눈이 쌓인 밧줄을 잡고 오르다보니, 장갑이 얼어서 밧줄 잡은 손이 미끌어지기 시작했다. 장갑에 생긴 얼음을 녹이고 다시 밧줄을 잡았다. 너무 힘들었다. 그리고 나는 길을 몰랐다. 핸드폰에 예비 밧데리를 끼우고 시간을 봤다. 3시 30분.
백운봉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었다. 위쪽을 바라봐도 밧줄을 타야 하는 길이 보일 뿐, 표지판 등이 보이질 않았다. 문득 다시 아까 지나친 백운봉 1.6킬로지점까지 돌아가야.. 이 줄을 타고 다시 내려가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그쪽으로 돌아가서 마을 있는 곳까지 해지기 전에 이동할 자신이 별로 없었다. 아까 참호에 있는 사람들을 본 이후로 만난 등산객도 없었다.
아버지가 생각이 나서 아버지께 전화를 드렸다. 백운봉 바로 근처까지 왔는데, 내려가려면 어느쪽으로 가야 되는지를 여쭤봤는데, 사나사쪽으로 내려가라고 말씀하셨다. 사나사 방향이라면 아까 지나친 백운봉 1.6킬로지점에서 봤고, 그 이전 표지판에서도 봤다. 그쪽으로 가려면 이 길을 다시 돌아서 줄을 타고 내려가야 한다. 아버지께 그쪽으로 가기 힘들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아버지께서 그럼 올라온 길로 내려가라고 하셨다. 용문사로 돌아간다는 것은 자살행위다. 아버지께 알았노라고 이따가 연락드리겠다고 말씀드리고 전화를 끊었다. 예비로 가지고온 밧데리.. 충전한지 오래돼서인지 밧데리가 한칸 밖에 남지 않았다. 핸드폰 전원을 다시 꺼버렸다. 경사길에서 줄을 붙잡고 앉아서 쉬면서 고민을 했다.
세수골... 세수골로 내려가는 길은 지금까지 오는 동안에 보지 못했다. 세수골로 백운봉을 오르는 길이 있다던데, 한번도 보지를 못했다. 백운봉은 얼마 남지 않은것 같았다. 난 계속해서 오르기로 했다. 줄을 몇 개 탄 다음, 계단을 오르고 나서 조금 진행하다 보니까 백운봉 0.1킬로 표지가 나타났다. 너무나 기뻤다. 남은 힘을 다 쏟아부어도 아깝지 않을것 같았다. 계속해서 위를 향해 나아갔다.
갑자기 위쪽이 환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이 있었다. 백운봉 정상에 도달했다. 백운봉 표지석과, 작은 통신중계 안테나, 그리고 천지에서 가져왔다는 돌이 있었다. 세수골!!! 세수골로 내려가는 길을 가르키는 표지판을 발견했다. 그걸 보고는 계속해서 웃었다. 이날의 모든것을 보상 받는 느낌이였다. 다시 그쪽으로 내려가지 않아도 됐다. 핸드폰 전원을 넣고 시간을 봤더니, 3시 50분이였다. 백운봉 정상은 놀랍도록 따듯했다. 얼었던 안경이 녹아서 눈앞이 밝아졌다.
드디어 백운봉 정상. 구름 사이로 해가 나오고, 눈발도 그쳤다. 안경도 금새 녹아버렸다.15시43분
난 저어기 아래에서 항상 바라봤던 그 산 꼭데기에 와있었다. 양평읍과 용문면, 옥천면이 모두 보였다. 우리집도 금방 찾을수 있었다. 아래에 햇빛에 반사돼 금빛으로 흐르는 남한강을 검게 가르는 양근대교 옆에 집이 있을 겄이다. 세수골 쪽에서 두명의 사람이 올라왔다. 어디에서 오셨느냐고 물어봤더니, 우리는 이동네 사람인데 여기 자주 올라온다고 했다.
백운봉에서 셀카질. 두려움을 이겨내고 정상에 올랐다.
백운봉 정상에 있는 통일암. 뒷면에는 천지에 있는 돌을 여기에 옮겨놓기위해 노력한 사람들 이름이 있다.
'내려가는데 얼마나 걸릴까요?' 했더니, 한분이 한시간이면 내려간다고 했다. 다른 한분이 이런 날씨에 눈이왔으니까 한시간 반은 걸릴꺼라고 했다. 나보고 어디서 왔느냐고 물어본다. 용문사에서 용문산을 거쳐서 오는 길이라고 했다. 몇시부터 산행을 했으냐고 물어본다. 10시 조금 넘어 용문사 주차장에서 출발했다고 했다. '엄청 빨리 오셨네요.'라고 한다. 그래, 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 뛰고싶다며 더 빨리가야 한다며 여기까지 왔다.
백운봉에서 내려다본 양평읍 금빛으로 흐르는 남한강을 가로지르는 양근대교가 보인다. 양근대교 옆이 돌아가야할 집이다.
백운봉에서 바라본 용문산 정상 방향. 레이더 기지가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통신탑들이 보인다. 현재 공개된 정상부분은 통신탑쪽 방향.
세수곳 방향에 올라오신분께 부탁해서 찰칵. 해도 나오고, 안경도/ 얼굴도 녹았고 내 마음에 평화가 돌아왔다.
백운봉 전망대에서 한컷. 오른쪽 아래 양근대교가 보인다. 사진 찍어주신 마을 청년?께 감사를.
그분들에게 백운봉 정상 사진을 부탁드리고, 카메라에 사진을 담았다. 남한강과 양평읍 사진도 몇 장 담았다. 아버지께 전화를 드렸다. 전화가 연결이 되다가말고 끊겼다. 등산객 두분이 올라온 길로 다시 내려가기 시작했다. 나더러 안내려가냐고 물어왔다. 조금있따가 따라 내려가겠노라고 하고는 얼어서 딱딱해진 스니커즈를 꺼내서 씹었다. 문득, 저 사람들을 여기서 만난게 뭔가 이유가 있지 않은가 생각이 들었다. 한라봉까지 먹고 가려고 하다가 스니커즈도 채 반을 먹지 않고 다시 봉지에 쑤셔 넣은 다음 그들이 사라진 그길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누님한테서 문자가 왔다. 집에 빨리 연락하라고 했다. 아래쪽을 봤더니, 두 등산객이 안 보였다. 문자온 번호로 바로 전화를 했다. 정상에 올라왔다가 내려가는 길이라고 얘기했다. 어머니한테 전화를 바꿔줘서, 어미니께 배가 고프다고 말씀드렸다. 두 등산객이 계속 보이지 않았다. 어머니께 이따가 다시 연락을 드리겠다고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세수골로 내려오는 도중에 찰칵. 아직 수련이 부족하다. 더욱더 보는 것과 같은 사진을 찍을수 있게 되기를.16시43분
이상하게 해가 기울어지는 속도가 느려진것 같았다. 문득 이 두 사람이 산에 사는 산신령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사람들 찾아서 빠른 속도로 아래로 아래로 내려갔다. 한시간 정도 내려가니까 체육 시설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조금더 내려가다 보니까 다른 간편한 복장의 사람이 길을 내려가고 있었다. 주차장 있는 곳까지 갔는데, 아까 두 신선 같은 양반들이 노란색 속셈학원 승합차를 타고 내옆을 지나서 아래로 내려갔다. 헛웃음이 나왔다.
수련원에 있는 용문산 안내도. 내용은 많은데 별로 쓸모있어보이진 않는다. 16시49분
수련원을 지나서 대영학원을 지나서 염광학원부지쪽을 지나서 양평을 우회하는 국도를, 그옆의 양평 소방서를 보고 계속해서 길을 내려갔다. 공흥1리에 도착해서는 고등학교1학년때 친구녀석이 임군이 살던 집이 어디였을까~ 하면서 기웃거리며 동네를 지나쳤다. 양평길병원을 지나치고, 내 옛집이 있는 공흥3리를 지나치고, 양근5리 양일고앞을 지나서 시장통 사거리를 지나서 양평역입구쪽을 지나 집까지 걸었다. 해가 지고 있었다.
공흥1리를 지나다가 뒤를 돌아서 찰칵. 뒤에 보이는 봉우리가 백운봉. 17시29분
집에 도착해서 내가 내려온 곳, 백운봉을 찍었다. 시간은 어느덧 6시가 돼 있었다.
드디어 도착한 집. 17시53분. 아침에 집에서 나온 시간이 09시 였으니까 9시간여만에 다시 돌아왔다.
대학과 친구들 망년회? 12월 20일. 대학 과친구들과 사당역에서 만나서 고기먹고 맥주한잔. 각자 이 세상을 살아가는 소중한 우리 친구들.
주인장과 민원
만난 친구놈들 중 유일하게 여친이 있는 윤옥.
민원. 이날을 위해서 탈옥을 했다고 한다.
이날의 주 메뉴. 닭.
윤옥과 주인장
병룡. 게임 개발자. 중국에 미국에.. 좀 다니면서 놀았다고 한다.
12월31일 중앙선 국수역 방문. 중앙선 국수역 개통으로 무려 전철타고 버스 갈아타고 하면서 경기도 양평집에를 다녀왔다. 용산-국수간 소요시간은 1시간 8분. 실제로는 연착해서 1시간 14분정도 걸렸다. 용산에서 기차를 한번 놓쳐서 17분, 국수에서 셔틀버스를 놓쳐서 40분이 지연돼서, 집에 들어가기까지 3시간 가까이 소요되었다.
용산역에서. 7시 7분? 차를 탑승
드디어 새로운 역들.운길산.
양수역. 무려 양수에서 용산까지 아침시간에 두대의 급행전철이 있다.
나에게 양평까지 전철을~~ 의 감동을 느끼게 해준 5692호 전동차
마지막 국수역에서는 나를 포함해서 스무명 남짓한 사람들이 내렸는데, 몇몇 사람들이 국수역에서 내려서 역 바로앞에 있는 집으로 들어가는걸 보고는 깜놀.
국수역에서 모두 내리고 나서 찰칵
국수발 용산행 시간표.
다음날 다시 찾은 국수역 입구. 버스에서 내려서 다리 한개를 건너고나서 찍은 사진. 진입로가 좁아서 버스가 들어가지 않는다.
초 간단한 구조의 국수역. 무려 출구가 한개-_- 다.
주변 안내도. 없다. 그냥 대충 특별한게 없구나.. 생각하면 맞다.
종각에서 출발해서 용산을 거쳐 국수역에서 하차한후 양평 시내버스에 카드를 대는 순간 들려오는 '환승입니다~' 오예!!! 종각에서 양평 우리집까지 무려 요금이 1천800원밖에 나오질 않는다.
소요된 시간은 안타깝게도 내가 시간을 잘못맞춰서 용산에서 전동차 한대를 놓치고 국수역에서 셔틀 놓쳐서 40분여 기다려서 총 3시간 가까이 걸렸다. 7시 7분인가 차를 타고 9시쯤 양평집에 도착.
1월3일자전거주행 .망원지구한강시민공원에 안양천구일에 합정에 홍대에 신촌에 월드컵경기장에 불광천 따라서응암역에 불광역에 녹번역에 홍은교쪽으로 해서 연가교로 집에 돌아옴 .위험성과 속도감을 느낄수 있었슴. .자전거나라 매장 규모가 상당하더군. 거리,시간 2시 반 출발. 7시 10분 도착. 콩나물지도를 이용한 거리 측정으로는 70킬로정도 탔슴. 자전거 속도계를 좀더 이용해줘야 할듯.
회사에서 여름에 체력단련휴가가 5일이 나오는데, 왠만한 강심장이 아닌 이상(승진을 포기) 3일만 쓰고 나머지는 다른 때에 슬~쩍 능력것 낑겨서 써야 하는 분위기.
따라서 본인은 올해가가기전에 23 24일에 걸쳐서 휴가를 냈다. 25일까지 연속 3일 휴일!!!
그래서, 휴가기간에 뭘 했느냐고?
정동진에 가기로 했지.
왜 하필 정동진이냐. 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아는 동생이(아쉽구려) 혼자만의 여행을 가보라고 명령했슴. 나는 특별한 계획이 없었던 지라, 복종 할 수 밖에 없었슴 ㅜ.ㅡ
22일 회사를 마치자마자, 회사의 어르신들(내 인사권을 쥐고 있는)한테 '휴가 댕겨오겠습니다.' 인사드리고(내가 미쳤지. 휴가 다 짤린 사람들한테 가서 그런 테러를 저지르다니. 맨날 그런 식으로 살면서도 아직 안 잘리고 있는 내가 용하다.) 사무실로 돌아와서 대충 야근하는 동료들하고 농담 따먹기 하다가... 청량리로 출발!!
월요일 저녁의 청량리역은 이렇게 한가하다. 무려 정동진행 열차는 10시 40분에 출발하는데 9시 17분에 도착해버림.좌석은 2호차 63석.
종각 지하철역에 도착할 무렵 이미 눈이 몇몇 떨어지고 있었고, 지하 청량리역에서 나오다가 보니깐 제법 눈이 오는것 같아 보였슴.
정동진행 무궁화호는 20500원.
낮에 뉴스에서 영동지역에 엄청난 눈이 왔다는 것을 보고 은근히 기대.(뭘 기대했냐고? 폭설로 인한 열차 고립사태 같은거. 얼마나 기념적인 이벤트냐. 혼.자.서. 쩝...)
개통은 29일 인데, 표지판에는 이미 표시돼 있는 국수역!!
열차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해서 청량리역에서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국수역 개통에 대한 껀수가 없을까 헤메다가 역사 밖에 나가서 눈 날리는걸 구경하다가를 몇차례 반복하다 보니깐 어느덧 10시 30분. 정동진행 무궁화호로 Go~
용문역을 기차타고 지나는 것은 지난 사촌동생이 안동에서 결혼할때 이후로 두번째인듯. 23일 0시02분.
내 좌석의 위치는 진행방향을 바라볼때 왼쪽 창가였는데, 중앙선 정류장들이 죄 오른쪽에 있더라고. 그래서 눈오는데서 환장해 하는 커플들을 보지 않을 수 있었어.... 커흠.. 그게 아니라 사진을 좀 찍으려면 어느정도 이상 밝은 대상이 필요한데, 왼쪽창밖은 죄 어둡더라고. 그래서 찍은게 고작 용문역 간판 같은거.
평일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얼마 없더라고. 원주역 지나니깐 빈자리가 막 생기기 시작했어. 어린 시절에 원주역까지 기차타고 가서는 할아버지댁에 놀러갈때가 재밌었던거 같은데... 머리가 굵어지면서, 어른들 사이에 있는 그 보이지 않는 벽이 나에게도 느껴졌어. 난 더이상 그들을 만나는게 즐겁지 않게 된거지. 전쟁, 고아, 저들만의 삶, 아버지의 삶.... 아들의 일, 내가 해야 하는 것들.
낮기차였다면, 원주역을 지나서 제천역에 도착할 때까지 바깥풍광이 그럴듯 했을 텐데, 밤기차에 아무것도 안보여서야... 그냥 졸다가 깨다가를 반복할 뿐. 제천역에 도착하니깐 그때 생각이 나더라, 10년하고 몇개월 전에 신교대에서 경찰로 팔려가서 충주 경찰학교를 가던 그때도 추운 겨울이었는데... 청평-청량리-제천-충주 로 기차를 타고 이동했더랬지. 그땐 군대가 그렇게 무섭고 두려운 곳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막상 가본 그곳은 지옥 같았어. 미친놈들, 미친척 하는 놈들, 미쳐가는 놈들, 정상으로 남으려고 하다가 미친놈이라고 불리는 놈들. 시팔 군대. 좆같은 대한민국.
열차는 제천에서 10분정도 기다리다가, 영동선인지 태백선인지를 타기 시작했지. 알고보니까 코레일에서 열차노선을 슬쩍 바꿨더라고(가... 아니라, 바꾼지 좀 됐지) 정선에 있는 강원랜드 카지노쪽을 지날때 창밖에 보이는 것은 카지노. 모텔. 모텔... 여관... 호텔... 카지노... 전당포. 전당포. 어디선가 카지노에서 실컷 놀다가 탄 것으로 보이는 무리들이 열차에 올라탔는데, 지자리도 아닌데, 내 앞에 앉아서 의사를 있는데로 뒤로 눕히고 앞좌석은 자기쪽으로 돌리고 발을 올리고 쳐 자는거야. 씹새끼.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수준에 대해서 이미 대선과 총선을 거치면서 적잖이 실망을 한 나였지만, 막 욕이 나오려고 하더라고. 어쨌든, 시간이 날 해방시켜줬어. 놈들은 동해인지어디인지에서 내리더라고.
스위치백(Switchback) 또는 지그재그(Zig zag)는 고위차가 많이 나는 지역에서 사용하는 철도운행 체계이다. 전진하다가 후진해 경사를 따라 이동해 다시 전진해 구배를 극복하게 된다. 구배를 극복할수 있지만, 고속운행에 지장을 주고 후진시 위험이 따른다는 단점이 있다.
대한민국에는 영동선 흥전-나한정 구간에 스위치백이 있으나, 솔안터널 건설이후 사용되지 않게 된다.
그러니깐, 이거 얼마 안있으면 없어진다는거. 내 흐릿한 기억 속에(내 어릴적 기억력은 초 강력 울트라 메모리라서, 아직도 떠오르는 것들이 꽤 되는듯.)
어렸을 적에도 스위치백을 경험했던 적이 있었던거 같은데, 그게 언제였는지 알수가 없슴. 몇달 전에 부모님한테 전화로 여쭤봤었는데, 그런 기억이 없다고 하실뿐. 전생의 기억인가? 내 전생은 예전에 꿈속에서 본적이 있었는데, 어느 부자집(양반집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에 시집와서 시어머니한테 구박받는 여자였는데?
정동진역에 내려서 찍은 첫 사진. 정동진에서 사람들이 꽤 많이 내렸는데, 이사람들이 멀쩡한 눈밭은 최대한 밟지 않으려고 쑈를 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가증스러워 보였... 23일05시06분
나는 열차가 폭설로 강원도 산속 어디에선가 고립되기를 바랬는데, 신께서 나한테 그런 멋진 선물을 준비하시진 않으신듯.
이봐, 내 크리스마스 선물. 내 크리스마스 선물!!! 난 11살때부터 그걸 포기했단 말이야. 이제 다시 한개 정도 줄때가 되지 않았나?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새하얗게 쌓인 눈들. 그리고 하늘 위의 별들. 그리고 들려오는 파도소리. 아아~~ 계속해서 들려오는 파도소리. 떠오르는 해는 어디에서도 볼 수 있지만(바다위로는 아니겠지만) 정동진역에 내려서 경험한 파도소리는 잊혀지지 않을것 같았다.
저기봐, 나처럼 사진질 하는 사람이 두명이나 더 보이네!! 23일05시07분
사진 왼쪽에 목발 짚은 아저씨가 보이는가?
그 아저씨는 무슨 사연이 있는것 같았는데, 어떤 다른 아저씨랑 둘이서 왔더라고. 난 '아저씨들 둘이서 왠일일까' 생각했었지. 몸 불편한 사람이 정동진역에 오는 것도 특이해 보였고 말이지. 다들 커플에 친구들에 쌍쌍질인데, 뭐 나처럼 혼자온 사람들도 둘셋 보이긴 했었어.
나중에 의도하지 않았지만 듣게 된 바로는, 목발 짚은 아저씨가 불의의 일을 당해서 다리 불구가 된건데, 좌절해서 시간을 보내는게 딱했는지, 다른 아저씨가 정동진의 해를 보여주려고 데리고 오신것 같았어. 목발짚은 아저씨가 막 해가 떠오를때쯤 길에서 미끌어져서 넘어졌었거든. 그때 하는 얘기를 듣게 됐었지.
나는 정동진에 왜 갔다가 온걸까? 음... 그래, 명령에 복종하기 위해서 그런 거였지.
갔다와서는 네이트온 로그인시 뜨는 네이버 뉴스에 '남자는 여자에게 잘보이기 위해서 위험을 불사한다' 라는 등의 제목을 단 기사가 있어서 봤더니만, 여자한테서 성적인 보상을 얻을수 있을것 같은 경우에 한해서만 남자는 위험을 무릎쓴다라고 하던데, 이뻐도 보상이 없을것 같으면 안 그러고, 좀 덜 이뻐도 보상이 있을것 같으면 적극적이 된다는거지. 난 무얼 바라고 명령에 복종하는 걸까? 내 32년에 걸친 마법적 능력?을 없애 주기를 바라는 걸까?
아.. 춥다 추워. 밖에서 사진 몇 컷 찍다보니깐 너무 추워서 밖에 있기 힘들었슴.
정동진역에 내린 사람들은 한.. 30명~38명쯤? 이사람들이 첨에는 다들 역사 내에 있더니만, 하나둘씩 근처로 흩어지기 시작하더라. 역 앞에는 삐끼 할매 대여섯분들이 계속해서 오가는 사람들 한테 좋은방 있다고 쉬다가 해돋이 보라고 하고 계셨고... 난 들어가서 슥~ 혼자온 사람이 나외에 또 없나 둘러봤는데, 두어명? 정도 있는것 같았어. 대합실내의 사람들중에 삼분의 일은 커플이고, 나머지는 방학을 맞아서 대학생들이 친구들끼리 온듯. 난 대학생때 방학때면 언제나 기숙사방에서 죽치고 게임을 하고 있었던거 같은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의 우울한 대학시절이 너무나 아쉽지. 지금도 자취방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편인거 같으니까 더욱 노력을 해야겠어.
내게 다른 명령을 하달해 달라고!!
저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파도소리. 따스한 조명아래 쌓인 눈.
대합실에 제대로 자리 잡은 사람들을 뒤로하고 밖으로 나왔는데, 똑같은 할머니한테 방 잡으라는 얘기를 세번쯤 듣고 나니깐, 더이상 나한테 말을 안 거시더라고 ^^
다음은 5시부터 7시 반 까지 찍은 사진들.
시골틱한 정동진. 그냥 역앞에 카페, 음식점, 모텔, 민박집 이런거 쬐금 있고 그외에는 그냥 시골이었어.
여기를 통해서 바닷가로 나가서 해돋이를 보는 건데, 바닥이 완전히 얼어서 아무도 없는데 내려가다가 넘어졌다간 혼자서 쓸쓸히ㅜㅜ 죽어버릴까봐 차마 밖에 나가볼 용기가 나질 않았슴.
그러니깐 111 112 113죄 좀스러운 번호들. 이런 것들이 강릉까지 가는 시내버스편이라는 거지. 정동진 오기전에 입수한 정보로는 얘들 버스가 이짝이 종점 반환지점이라서 빈자리가 많다고.
눈내린 버스정류장. 나처럼 외롭게 사람을 기다리는구나. 어? 갑자기 의문이 드는데, 내가 사람들하고 안 친한 걸까 사람들이 나하고 안 친한 걸까? 실험을 해볼까?
경운기가 이렇게도 앙증맞게!! 그다지 쓸말이 생각나질 않는다. 그냥 추웠고 사진을 찍고 싶었고. 여기 위쪽에 대피소가 있는데, 눈이 많이와서 폐쇄됐다고 했다. 아니 눈와서 폐쇄되는 대피소가 어떻게 대피소냐고?
슬슬 해돋이 예정시간인 7시 반이 다가오고 있슴. 사실 이미 해는 떠올랐을지도 모르는데, 구름이 해를 가리고 있어서 저렇게 보이는 거였는지... 전날-22일- 보다는 구름이 없어서 그나마 좀 나았다는 동네 아주머니의 얘기.
20일이 동지였으니깐 23일 새벽에 보이는 저 달은 삭에서 점점 차오르는 달이겠지?
저짝의 아자씨는 날 찍고 있는 걸까?
여명을 향해 달린다. 쓸 얘기가 없다. 내가 마지막으로 동지 팥죽을 먹은 때가 언제더라? 내가 그런 대접을 받아 본지가 언제쩍이더라?
메리크리스마스!! 24일은 크리스마스 이브, 25일은 크리스마스.
동쪽하늘이 서서히 밝아오고,
사람들은 삼삼오오 해맞이를 하러 바닷가로 향하고,
크리스마스 트리는 아름답게 반짝이고,
난 이번 크리스마스도 한편의 추억도 없이 지내버릴 참이고.
해가 떠오르기를 기다리면서 정동진역을 슥~ 담아 봤어.
정동진역에 역무원으로 있으면 일할 보람이 느껴질것 같아보였슴. 사람들이 이렇게도 많이 오가는데, 저마다의 기억을 만들려고 오가는데, 그만큼 역무원도 기억에 남을 가능성이 많아지지 않겠어?
부럽기도 하고... 여러 가지 감정들이 떠오르고 그랬어.
겨울이라서 저짝에서 해가 뜨는듯. 여름이라면 완전히 바닷쪽에서 뜨는 해를 볼수 있을거 같은데..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간. 해는 떠오르고... 계속 걱정했던 만세를 외치는 사람은 없었어.
내가 한번 외쳐보고 싶었지만 꾹 참았어.
다음 동영상은 해떠오르는 장면
다음에는 여름에 한번 와보고 싶고... 그때는 누군가와 함께였으면 좋겠네.
나는 왠지 해를 역광으로 찍으면 멋있어 보이는거 같어.
떠오른 해를 뒤로하고 정동진역을 떠나기전에 한컷 찍었는데, 생각보다 잘 나온듯. 윈도우 배경화면으로 ㄱ ㄱ~
저기 보이는 저 배는 대체가 어떻게 저 산위에 올라가게 된 것일까?
다음에 저기에도 한번 가봤으면 좋겠는데... 아마도 저기서 뭔가를 한다면 그게 무엇이든 비용이 많이 들겠지?
난 더이상의 미련 없이 강릉을 향해서 떠났어.
음.. 그러니깐, 먼저 봐둔 정류장에 가서는 정류장 옆에 편의점에서 베지밀을 한 병 사마시면서, 점원한테 물어본 거지 '강릉가는 버스가 얼마나 자주 와요?' 점원님曰, '금방 와요.'
그렇다. 이미 편의점에는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세명의 학생들이 뭔가를 먹으면서 추위를 피하고 있었어. 시골틱해 보이는 녀석들 ^^
베지밀 뚜껑을 따고 한 모금 마시려는 순간, 버스가 도착했다.
정동진에서 강릉으로 가는 시내버스 23일08시10분~15분사이.
내린 눈 때문에 바닥이 장난이 아니었는데도 버스기사 아저씨는 별것 아니라는 듯이 운전을 했어. 난 이게 미끌어져서 바다로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하면서 콩닥 콩닥... 은 아니겠지만 하여튼 걱정이 좀 됐어.
아, 버스 요금은 깔끔하게 1100원.
마침 베지밀이 8백원이었나? 그래서 생긴 천원짜리 한개와 백원짜리 한개로 해결~
이게 아침에 있는 거의 첫 버스인지 어떤지는 모르겠고, 거의 버스를 이용하는 대상이 학생들이었는데, 초등학생들부터 강릉까지 가는 고등학생들까지 다양한 학생들이 버스를 타는데, 서로 다들 아는거야.
내가 회사출근하면서 매일 보는 중학생/고등학생 들하고는 또 많이 다르더라.
순박하고 꾸밈없는 아이들의 모습이 꽤나 보기 좋았어. 나도 어릴때는 저런 모습이었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지.
잠깐 조는 사이에 버스가 강릉시에 들어와 있더라고.
보니깐 승객들이 거의 다 내리고 없었어.
창밖으로 눈을 치우는 대형 덤프트럭에 포크레인에 불도저까지 다양한 제설 장비들의 활약을 잠깐 보다가, 기사아저씨한테 이거 강릉터미널 얼마나 가야해요? 했더니, 이거는 강릉터미널 안가고, 좀전에 지나쳐온 저짝 골목을 들어가서 동부시장 앞에서 버스를 타면 된다고 해서 부랴부랴 내려서 동부시장까지 걸어감.
여기 앞에서 버스를 놓치는 바람에 20분 넘게 기다림. 23일 09시09분
강릉 동부시장. 이게 춘천의 명동 상가 처럼 강릉지역의 대표적인 재래상가인것 같았어. 저기 컴컴한 문으로 들어가면 각종 상가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고, 사람들을 마치 길을 다니는 것처럼 다니면서 물건들을 고르고.. 뭐 그런거.
저기를 보면서 사진을 한 컷 찍고 뒤를 돌아봤는데 버스가 왔다가 떠나는게 보였어. 거기서 내린 사람을 붙잡고 강릉터미널 가려고 하는데 어떤걸 타야해요? 하고 물어봤더니, 방금 떠난 그차라고 하더군. 덕분에 추위에 떨면서 20여분이 넘게 다음 버스를 기다려야 했네.
102번 버스? 를 타고 강릉버스터미널로 가는 중간에, 나를 정동진으로 보낸 작자로부터 전화가 왔어.
'오늘 저녁에 신촌에서 모임이 있는데 오지 않겠느냐' 라고.
기다리면 명령이 떨어졌군.
물론 나는 가겠노라고 하고, 만약에 안될거 같거나 다른일 있거나 하면 연락을 주겠다고 했지.
원래 계획이 정동진-강릉-속초-양평에 갔다가 다음날 용문산에 올라서 카메라로 인천항을 찍는거였는데, 그냥 양평에는 들러서, 샤워나 하고 바로 서울로 가기로 일정을 급 변경!!
102번 버스 이용 요금도 1100원.
지금 찍은 쪽이 시외버스 터미널, 건너편에 있는 쪽이 고속버스 터미널. 터미널을 같이 모아 놓으니 얼마나 좋아.
강릉터미날에 도착. 이날 강릉에는 눈이 50센티가 내렸다나? 하여튼 눈은 저따위로 쌓였고, 길에 내린 눈을 길가로 밀어내놔서 당연히 길가에는 1미터씩 되는 눈이 쌓여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래도 차들이 잘 다니더라고. ^^
강릉에는 뭐가 있어서 인구가 그렇게 많을까 생각을 해봤었는데, 딱히 떠오르는게 없네. 그냥 지방 거점도시인듯. 사회나 지리는 내가 좋아하는 과목들 이었는데도 뭔 기억 나는게 없구먼.
강릉터미널에서 양평가는 버스가 있는지 물어봤는데, 한시간 반을 기다리면 양평가는 버스가 있다고 했어. 난 속초에 갈 생각도 있었고, 그시간이면 속초까지 간 다음 양평행 버스를 타면 될거라고 생각해서 원래 계획대로 속초로 가기로 했슴.
강릉터미널에서 20분쯤 기다려서 속초행 시외버스를 타고 속초로 이동. 버스비 7100원.
양평가는 버스가 있다는 그곳.
속초 터미널에 도착했는데, 물어봤더니, 양평가는 버스가 1시간 40분 후에 있다고. OTL.
어쨌거나 대합실에서 뉴스보고, 터미널 직원들 눈치우는거 구경하고 하면서 1시간 40분을 버틴후에 버스에 탑승.
속초-양평 버스비 18400원
아놔, 근데 이버스 속초-홍천-양평-동서울 이 아니라, 속초-낙산-양양-한계령-원통-인제-홍천-동서울 버스였슴. 눈때문에 속초시를 빠져나가는데만 무려 한시간 반이 걸리더니, 이상하다.. 이상하다.. 싶었는데, 한계령을 타기 시작하면서 나는 정신줄을 놔 버림.
원통과 인제에서 한장씩 사진을 찍고 홍천에 왔는데, 양평에 들렀다가 신촌에 가기에 시간이 너무 부족한듯하여 기사아저씨한테 얘기해서 양평-동서울구간요금 결제 4700원.
친구녀석들 여섯을 만날수 있었다. 찌게,동균,승환,명근,국헌,찬민 그리고 나. 그러고보니 모두 성씨가 다르네?
찌게하고 노군, 최군, 박군은 그래도 간간히 만나오던 사이이지만, 홍군하고 송씨아저씨는 정말 오랫만 이더라고. 홍군은 글쎄.. 마직막 만난게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질 않고, 송씨아저씨는 딸이 벌써 둘이나 된다더군. 결혼하기 몇 개월 전에 마지막으로 본것 같은데 벌써 5년쯤 지난 건가?
오랫만에 모여서 여러가지 추억들을 쏟아 내는데, 너무 재밌더군.
양평 이야기들... 학교 이야기들... 친구들 이야기... 추억속의 그녀들 얘기 ^^
모두가 반가운 이야기들. 힘들고 지칠때, 친구들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은, 그 자체로 얼마나 행복한가.
내 동창들 -> 성규 승환 동균 찬민 국헌 명근
. 초,중,고,대학교 동창 성규녀석은 이 모임을 마치고 새벽 1시에 하이-원으로 떠났다. 음.. 나도 이 넘치는 ㅇㅇ를 보드나 타는데 쓸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도 보드타러 혼자 가는건 아직 어려울듯 하군. . 초등학교동창 승환. 녀석하고의 추억은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닌데, 내가 좀 마이너한 생활을 했었기 때문인지 모르지. 내가 그래도 초등졸업을 전교6등인가 8등인가 했었던거 같은데.. 녀석하고는 온라인 겜한다고 오히려 친해졌던거 같아. . 중,고 동창 동균. 이녀석은 항상 그 뛰어난 능력?으로 인해서 주위에 사람이 끊이질 않던 녀석인데,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녀석은 초등학교때 속초에서 전학을 온 거였다더군. 서울서 온 애들이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고 생각하던 경향이 있었는데, -초등학교때 전학온 송림이라는 아이가 특히 그랬지.- 그게 뒤집어지는 순간. 정말로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녀석. 나의 우상 중 한 명. . 초,중 동창 찬민이는 무지개오락실집 아들^^ 내 어렸을 적에 오락실에 가면 녀석이 50원짜리로 동전을 교환해 주곤 했었지. 그는 오락실의 숨은 실력자. 게임하면서 삽질하던 내게 기술?도 가르쳐 주고 말이지. 지금도 그런 푸근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친구. . 초,중 동창 국헌이는 나와 같은 동네에서 어렸을때 살았던 적이 있는데, 내가 아마 녀석이 우리동네에 와서 사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친구였을꺼야. 진짜 어렸을때 같이 놀러다녔던 시간을 생각하면 어휴... 우린 여러가지 즐거운 추억들을 공유해왔지. . 초등학교 동창 명근이는 초등학교때 어느날 홀연히 나타나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을 심어주고 떠난 녀석이었어. 서울에서 전학을 왔었다는데, 6학년때 중학교 1학년때는 녀석하고 정말 많이 놀았지. 명근-정수-명수-나 이렇게 주말이면 천주교쪽 골목에서. 초등학교 졸업식 때가 기억이 나는군. I Love You 와 I Like You. 난 그당시에 Love가 뭔지 Like가 뭔지 몰랐었는데.
간만에 든른 고갈비집. 이층이 있었네?
다음에 언제이든지, 여러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즐거운 날이 다시 있기를 바람.
자전거 라이딩 -20081220 예전부터 시도해 보고 싶었던, 한강 남측 자전거도로 최동단까지의 도전을 감행. 자전거는 아메리칸 이글 스왈로우 순정(안장/시트포스트 교체) 거리는 약.. 왕복 74km ? 평속은 갈때 27.8km/h 올때 22.8km/h
가는길은 꽤나 편하게 갔지. 왠일로 평속이 막 30킬로를 넘고 그러더라고, 바람 부딪히는 느낌도, 소리도 거의 없고... 별로 힘들이지 않아도 평지에서 38Km/h가 나오고. 조금 타다가 보니깐 반대쪽에서 오는 사람들 표정이 심상치 않은거야. 내가 돌아오는 길에 겪을 어려움이 그와 같으리란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목표가 있는걸. 계속해서 달려갔지.
작년 봄엔가... 카메라를 산 지 얼마 돼지 않아서 잠실 올림픽경기장 아래 탄천 있는곳까지 갔던 적이 있었는데, 그곳을 지나쳐서 계속해서 동쪽으로 달려서 한강 시민공원 암사 나들목까지 달렸어. 그 앞쪽으로는 공사중이라는 표지판과 함께 길을 막아놨더라고.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거기에서 보이는 나들목이 바로 '토끼굴' 이라고. 자출사 카페에서 어느 소방관양반이 양수리까지 가는데 이용했더라고.) 난 미사리까지 갈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는데, 약간 실망. 그래도 갈 수 있는데 까지는 갔다는데 만족.
여기서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토끼굴'이 있슴. 다음에 양평갈때 이용할 예정.3시07분22초.
아침겸 점심으로 먹은 식사이후로 먹은 점심? 같은 것. 클래식하게 커피와 베지밀과 사발면. 옆에서 어떤 아자씨가 아줌씨한테 로드타는놈들 잘타는놈들 없다고 얘기하면서 자기가 잘났다고 하는 얘기를 들어주느라 귀가 썩는중 알았슴. 3시17분42초
돌아오는 길에 광진교 남단 편의점에서 컵라면 하나 먹고, 다시 홍제천 연가교의 집으로 출발.
편의점에서 떠나면서 시간 기록용으로 찍은 샷. 저다리가 뭐더라? 광진교?
미칠듯한 맞바람이 나를 때리고, 어떤 곳에서는 시속 20km/h를 유지하기 위해서 평지임에도 불구하고 일어서서 댄싱을 해야 했슴. 돌아오는 길에 추월한 자전거가... 10여대. 나를 추월한 자전거는 한대도 없었슴.
자전거를 탄건데, 산에 처음 다녀왔을때 처럼 몸이 쑤시고 그러네. 다음에는 양평까지도 자전거를 타고 갈수 있을것 같아. 자전거를 바꾸거나 구동계를 바꾸거나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겨울에도 자전거를 자주 탈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로스트 시즌3까지 본 이후에, 집에서 빈둥 거리며 [장판이 난 지 내가 장판 인지] 하고 있던 내게,
친구 '장'이 던져준 미드. 덱스터.
그녀석 한다는 얘기가
여기 너를 위한 미드가 있다.
뭐... 조금은 공감한다. 부인하지 않겠다.
오늘도 현실감각 회복을 위해 부던히도 노력하고 있을 우리 [친구들]도 분명히 이 드라마를 싫어하지는 않으리라 확신한다.
덱스터 메인 드라마 로고. 그래, 피다.
그러니까... 드라마가 뭐하는 내용이냐 하면은...
이놈은 살인마인데, 공포의 살인마. 무슨 소리냐고? 주인공이 살인마라고. 드라마는 덱스터가 자기 자기 자신을 찾아 나가는 큰 틀 속에서, 여러가지 부속적인 살인사건들을 조합해서 훌륭한 수준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자신의 과거를 찾아가고, 과거의 양부를 찾고, 자신의 친모를 찾고, 양부가 어떤 인간 이었는지 생각하고, 그를 썩을 인간이라고 생각하게 될 즈음에, 실은 자기도 별 나을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참고로 나는 내 자신을 찾아보겠다고 17살 때즈음부터 15년이 가깝도록 삽질하고 있는것 같다.
그래, 덱스터가 시체를 처리할때 애용하는 보드이름은 '삶의 조각' 이다.
배경도 훌륭하게 마이애미다. 비키니 미녀도 나오고, 가끔 섹스신도 나와준다. 덱스터에게 섹스는 무엇일까. 그는 정말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하긴... 그러니깐 주구장찰 찔러대고 잘라대고 할 수 있는거겠지. 그래도 그는 성공했다. 나는 정말이지 요즘 외로운데,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것 같아서 연말이 매우 우울하다. 내가 과연 지난번에 만났던 소개팅녀보다 더 좋은 조건의 여자를 만나게 될 확률이 몇 퍼센트가 될까? 확률은 안타깝게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며칠 지나서 뒷자리 숫자가 하나 더 커지면 안타까움이 한 겹 더해지겠지.
오. 아름다운 그대여, 나 다시 그때로 돌아가면 실수 하지 않으리.(제기랄)
그래. 부하의 잘못은 부하의 잘못이고, 부하의 실적은 당연히 상사의 실적이다.
요즘 회사팀이 점점 각박해져가는 것을 느낀다. 뭐랄까... 구성 인물들이 참을성의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다고나 할까? 또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있다고나 할까? 나는 그런 것들과 애초에 관계가 없다는 듯이 마이웨이를 고수하고 있지만, 사실 어느날 짤릴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줄타기 인생이 바로 내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난 '비겁한' 근로자니깐 곱게 잘리진 않겠어. 끝까지 버티고 버텨서....
집어치우고. 난 얇고 길게 살련다.
어렸을때 그 이름도 찬란한 '헬리혜성' 을 두 눈으로 바라보면서 빌었던 소원이
[나 저거 한번 더 보게 해주세요.]
였으니까. 아직 그 소원을 이루는데 인생의 반도 못 살았다. 그래, 잘 버텨 보자고.
12/7 관악산 등산 등산 동호회에서 종산제라고 관악산엘 간다고 해서 따라 갔다가 왔다.
날씨가 엄청나게 추웠고, 집에서 나올때 부터 눈이 내리고 있었다. 나는 추동등산티랑 비싼돈 주고 구입한 밀레 방한자켓을 입고 갔는데, 등산티 안에 아무것도 안 입었더니, 찬 바람이 배를 타고 온 몸을 휘젓고 다녔다.
그 추운 날씨에 씩씩거리면서 코에서 콧물을 줄줄 흘리면서 돌아댕겼더니, 예전에 아는척 하고 말걸던 여자들이 전부다 나를 모른척하고 지나갔다.
생각을 해보니까.. 내가 산에 간다고(그래, 이쁜 언니좀 만나보겠다고) 한 이후로, 단 한번만 비나 눈이 오지 않았었다.이 무슨 해괴한 일인지 모르겠다. 난 무슨 야외활동하고는 코드가 잘 안맞나보다.
내가 연희동에 산 지도 벌써 2년하고 3개월지 지났고. 그동안 모인 먹지 않은 도미노피자 피클은 15개쯤 되고. 그래서 모인 도미노 피자 쿠폰이 17개 인데, 이걸 예전에 14개 모았을때 써먹으려고 도미노피자에 전화를 한적이 있었어. 전화받은 사람은 어떤 '년'이 였는데, 무려 쿠폰을 사용하려면 라지 이상의 피자를 같이 주문할때만 가능하다고 했어. 그래서? 그래서 그냥 쿠폰 이용을 포기했어. 난 혼자 사는데 라지+미디움을 어떻게 먹냐고 ㅅㅂㄹㅁ. 종나 짜증나는 조건이었어. 지금 야근하면서 각종 블로그들을 뒤져봤는데, 그런 내용은 없었어.
14장 모아서 미디움 피자 공짜로 먹었어요.
이런 내용을 보고 있자니, 내가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그 년은 욕을 먹어도 싼거야. 아니 어떻게 잘 모른다고 그렇게 고객을 우롱할 수 있지? 어떻게 배고픔에 뱃가죽을 부여잡고 희망을 가지고 전화한 나를 엿먹일수가 있냐고. 도미노 피자의 이러한 비 양심적인 영업행태를 파헤쳐서 불매 운동을 할까보다!! . . . 아니.... 오늘 집에 가면 친구놈이 놀러온다는데, 도미노 피자나 시켜 먹어야겠다. 24장 까지 모아서 뽕을 뽑아야지. 왠지 오늘이 금요일인 것 같군.
하여튼 위 이미지 만큼은 아니겠지만서도, 덕지덕지 올려놔서 먹고나면 체내 지방과 단백질 지수를 부쩍 늘릴수 있을것 같은 모양새다. 먹고나서 필히 4시간 이후에 잘 것.
로스트 시즌3 를 다 봤는데, 마지막 떡밥이 또 그럴싸 하더라. '본좌급 떡밥 미드 로스트' 다운 마무리라고 할까? 로스트 시즌4도 슬슬 구해서 봐야겠어. 점점 재미 없어지기는 다른 미드와 마찬가지이기는 하지만... 잭의 찌질거리는 모습이 슬슬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다른 멋진 녀석들이 많이 있으니깐 그래도 봐줘야지. 갑자기 [클로버필드]가 다시 보고 싶어진다.
뭐 한 몇 년간 세숫대야에 고여있는 물마냥 그냥 완전히 썩어가지고 이거는 뭐 감각이 없어 비가 내리면 처마 밑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멍하니 그냥 가만히 보다 보면은 이거는 뭔가 아니다 싶어 비가 그쳐도 희꾸므리 죽죽한 저게 하늘이라고 머리 위를 뒤덥고 있는건지 저거는 무너가 하늘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너무 낮게 머리카락에 거의 닿게 조금만 뛰어도 정수리를 꿍 하고 찧을 것 같은데 벽장 속 제습제는 벌써 꽉 차 있으나 마나 모기 때려잡다 번진 피가 묻은 거울 볼 때마다 어우 약간 놀라 제멋대로 구부러진 칫솔 갖다 이빨을 닦다 보면은 잇몸에 피가 나게 닦아도 당췌 치석은 빠져 나올 줄을 몰라 언제 땄는지도 모르는 미지근한 콜라가 담긴 캔을 입에 가져가 한 모금 아뿔싸 담배꽁초가 이제는 장판이 난지 내가 장판인지도 몰라 해가 뜨기도 전에 지는 이런 상황은 뭔가
난 대학 4년 동안 모든 방학 기간동안을 위와 같이 보냈지. 방바닥과 컴퓨터는 내가 얼마나 친숙한 존재인가. 추운 겨울에도 더운 여름 에도. 그래서 지금의 내가 이렇게 있는가. 오늘 그는 내게 [얼굴표정에서 관심없는다는 듯한 느낌을 얻었다]라고 했다. 그럴 수밖에, 그렇게 나는 오랜 기간동안 자신을 타인들로 부터 격리 시켜왔지 않는가. 난 이제 슬슬 뭔가를 해보려고 하고는 있지만, 그냥 놓고 지낸 시간이 오래여서인지 그다지 바라는 데로 되어가는것 같지는 않아. 슬슬 바뀔수 있겠지.
교촌 치킨 교촌치킨 명지대점에서 닭을 시켜 먹은지 벌써 2년이 더 지났군.
한창 Ai 파동을 겪는 도중에 닭을 시킨 적이 있었는데, 주인아저씨가 무려 새로 기름을 넣어야 한다고 하더라는... 그날 닭을 시킨 사람이 나밖에 없었던 거지.
군생활중에 산에서 8개월간 요양할때, 640미터 고지에서 닭을 시킨 적이 있었는데, 배달에 한시간 가까이 걸림에도 불구하고 닭집 아저씨는 눈발이 날리는 겨울에 닭을 배달하러 오셨지. 아니, 오시다가 사고를 당하셨지.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경찰짓을 하고 있던 거였는데, 그양반이 악심을 품고 난리를 쳤으면, 나도 그렇고 거기 직원도 그렇고 많이 다칠뻔한 상황이었네. 추운 겨울 산 위에서 인수형하고 기환이하고 지내던 그 시절이 가끔은 생각이 나는데, 정말 요양하기에 딱 좋은데였는데... 그립기도 한 시절인데...
로스트 시즌 3
로스트 시즌 3을 보기 시작했다. 그네들은 저 영화를 찍으면서 얼마나 의미 있는 시간 들을 보냈을까. 혼자서 잘 지내온 내가 보기에는 로스트에는 미친인간들이 너무 많이 나온다. 어쨌든, 그게 내 흥미를 끌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해.
이 드라마는 머리를 쓰면 쓸 수록 많은 것을 알아낼수 있을거야. 그런 기대감을 가지고 본다.
그래 미국인들이 조지 부시를 재선시켰지. 그래서, 그놈들이 얼마나 멍청한 놈들인지를 증명했지. 그리고 지금 우리는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뽑았지. 그래서, 세계에 우리가 얼마나 멍청한 놈들인지를 증명하고 있지.
약한 소리 마라. 너희들이 바란 미래가 이것이 아니었더냐?
4화에 나오는 내용. 심장박동기를 삽입.과연 그런 장치를 성범죄자에게 심으면 그건 윤리적일까 비 윤리적일까.